이재명, 오늘 친문 김경수와 회동…문호 개방 협의

2025-02-13 13:00:29 게재

김부겸·임종석·김동연 등 연쇄 만남 … ‘통합’ 조율

대선 경선 앞서 ‘책임론·계파 갈등’ 해소 사전 포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만나 당내 통합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대선 패배 이후 전당대회·총선 등을 거치면서 당을 떠났던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구체적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이스라엘대사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이 대표는 김부겸 전 총리, 임종석 전 비서실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자처하며 비명계 인사들과 만나 통합론 행보를 벌인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탄핵정국 후 대선 국면에서 나타날 수 있는 당내 분열상을 사전에 해소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속도를 내고 있는 이 대표의 통합행보가 “말이 아닌 구체적 행동이 필요하다”는 비명계의 의구심을 걷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재명 대표는 13일 오후 국회에서 김경수 전 지사와 만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김 전 지사와의 만남은 이 대표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며 “임종석 전 실장과 김부겸 전 총리와의 회동도 예정돼 있으며, 일정·시간·장소는 추후 공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한 논의 의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 모든 주제에 대해 열려 있음을 시사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와도 별도 만남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연쇄 만남을 추진하는 이들은 비명계 핵심인사들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경선에서 마주칠 공산이 큰 인물들이다. 특히 이들은 최근 이 대표를 향해 ‘통합·포용’ 등으로 ‘이재명 일극체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대선 경선을 계기로 민주당내 계파 갈등이 재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내 이 대표의 장악력이 확고하다고 해도 선거법 2심 재판결과가 기대와 다를 경우 비명계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13일 회동에서 당내 통합을 위한 실천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 관계자는 “더 큰 민주당으로 확실하게 승리할 수 있는 통합이 필요하다고 공감한다면 구체적인 방법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대선·총선 등을 거치면서 당을 떠났거나 등을 돌린 인사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jtbc와 인터뷰에서 “(지난 총선에서)민주당이 많은 의석을 얻었지만 득표율을 보면 국민의힘에 비해서 4%가 채 안 되는득표율밖에 더 얻지 못했다”면서 “(대선에서)민주당의 후보 우리 범야권의 후보가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 되는데 함께할 수 있는 모든 세력과 손을 잡아나가고 보듬어 안지 않으면 대선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등을 돌린 야당 지지 유권자가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을 차선책으로 선택했지만 양자구도 중심의 대선에서는 선택지가 없어 그렇게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DJP 연합을 통해 자기를 죽이려던 사람들과도 손을 잡았다”면서 “이낙연 전 대표 등에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성 전 문재인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총선 공천을 앞두고 과거 국민의당으로 갔던 인사들을 받아들여 공천을 한 것처럼 화합·통합의 상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종석 전 실장은 비명계 인사들에 대한 집단적 공격 등을 지목하며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한다”면서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 진영의 다양한 인재풀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을 준비하는 비대위나 선대위 체제의 문호를 대폭 열어야 한다는 주장으로도 읽혔다.

이 대표와 가까운 수도권 다선 의원은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 패배와 윤석열정권 출범 책임을 자임하면서 친명-비명 갈등 해소의 길이 열렸다”면서 “민주당 내부를 단단히 다지는 일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 대표의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포용과 관련한 제안이나 권유를 듣고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명계 일각에선 내란종식을 위한 연대를 강화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친명계 핵심인 정성호 의원은 13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지사와 회동과 관련해 “윤 대통령의 신속한 탄핵이 가장 큰 현안이므로 범민주 개혁 세력, 헌정수호 세력이 어떻게 연대하고 단합할지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이명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