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되는 재난·사고에 국민들 '불안'

2025-02-17 13:00:21 게재

하늘·바다·육상서 대형사고 잇따라

12.3 내란사태 국정혼란 시기 영향

12.3 내란사태 이후 전국 곳곳에서 각종 재난·사고가 끊이지 않아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건물 화재, 어선 침몰 등 각종 사고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할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부산 반얀트리 호텔 공사장 화재 원인을 찾아라’ 16일 오전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 오랑대공원 인근의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공사 현장에서 화재 원인 규명을 위한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17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4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해운대부산 호텔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6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 사고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는데도 같은 장소에서 불이 진화되지 않고 다수 사망자가 발생해 소방설비 성능 논란을 불렀다.

실제 이 건물은 지난해 말 소방당국이 17종의 소방시설 완공검사 증명서를 발급해줬고, 기장군이 준공을 뜻하는 사용승인을 내준 시설이다.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했다’는 현장 노동자 진술도 있다.

이보다 앞서 10일 오전 울산 울주군 온산공단에서 발생한 유류탱크 폭발·화재 사고로 1명이 숨졌다.

16일에는 서울 성동구 무학여고 별관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관할 소방서 소방관 전원이 출동하는 대응 1단계가 발령되기도 했다. 방학 기간이라 학생과 교직원 등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다. 이날 서울 양천구 한 한방병원에서도 불이 나 입원 중이던 환자 20여명 등 32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대형 화재뿐만 아니라 해상 사고도 잇따랐다. 지난 13일 전북 부안군 왕등도 인근 해역에서 12명이 탄 어선에 불이 나 5명이 구조되고 7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실종자 2명의 시신이 발견됐지만 나머지 5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12일에는 제주 서귀포 해상에서 어선이 전복돼 선원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 상태다. 앞서 9일에는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어선이 침몰해 5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됐다. 불과 5일 만에 선원 17명이 사망·실종됐다.

어선 침몰 사고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에도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28일에는 충남 당진시의 한 저수지에서 어선이 뒤집혀 어망 조업을 하던 선원 2명이 실종됐고, 지난해 12월 30일에는 충남 서산시 고파도 인근 해상에서 해상운반선 서해호가 침몰해 5명이 사망·실종됐다.

올해 1월 4일에는 전남 신안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가 좌초해 3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민들은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지난달 28일 발생한 에어부산 화재 사고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태에서 잇단 인명사고가 발생하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이 목숨을 잃었고, 에어부산 화재 때는 다행히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 화재가 발생해 승객과 승무원 176명이 대피할 수 있었지만 이 또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였다.

특히 지난해 12.3내란사태 이후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직무정지 상태인데다 재난대응 컨트롤타워인 행정안전부 장관도 공석이라는 점이 국민 불안감을 더하는 요인이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비상계엄사태로 인한 국정공백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는데다 경제상황까지 나빠지면서 전반적인 안전의식이 낮아진 것이 잇단 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며 “혼란한 시기일수록 국민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어느 때보다 재난·사고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고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