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체크카드 줄까 신용카드 줄까
청소년 대상 카드상품 다양
신학기를 맞아 초중고교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카드에 대한 고민을 가지게 된다. 과거에는 단순히 교통카드 체크카드만 발급해 주거나 ‘아카(아빠카드)’ ‘엄카(엄마카드)’를 쥐어줬지만 최근에는 청소년을 상대로 한 다양한 카드상품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타인 명의 신용카드는 불법 = 은행 계좌와 연동한 체크카드가 일반적이다. 체크카드는 부모가 용돈 등을 계좌에 입금해주면 사용하는 방식이다. 다만 계좌에 잔액이 없으면 결제가 되지 않는 불편함이 있다.
이에 부모 명의의 신용카드를 쥐어주는 일이 흔하다. 성인 신용카드이기 때문에 별도 교통카드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점을 제외하면 편리하다.
다만 엄마나 아빠 명의 신용카드를 자녀가 쓰다가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카드 도난 및 분실로 인한 제3자 부정사용이 발생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100% 명의자 책임이다. 최근에는 부정사용에 대한 추적 및 차단이 강화됐지만 부모 카드의 경우 한도가 높아 사고를 막지 못한 경우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가족 명의 신용카드 = 2021년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금융위원회의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은 미성년 가족카드를 출시했다.
종전까지 가족 신용카드는 만 19세 이상에게만 발급됐는데 이를 만 12세로 낮춘 것이다. 부모가 해당 카드회사에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부모 신용한도 내에서 사용 가능하지만 별도로 자녀에게 사용 한도를 제한할 수 있다. 교통과 문구 서점 편의점 학원 미용실 PC방 놀이공원 등 청소년이 이용할 수 있는 업종으로 사용처가 제한돼 있다.
대표적으로 신한카드 ‘마이 틴즈’ 삼성카드 ‘삼성 iD POCKET 카드’가 있다. 현대카드는 애플페이도 사용 가능한 ‘현대카드 틴즈’를 내놨다. 이들 상품 모두 청소년 대상인 신용카드라 연회비는 1000~2000원에 불과하다.
가족 신용카드를 발급해 줄 경우 사전에 금융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한도를 정할 수 있지만 무분별한 사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카드 이용 대금은 부모가 지불하지만 실적이나 신용 관리는 청소년 책임이다. 카드 사용 내역이 금융데이터로 남아 있어 성인이 되었을 때 신용 평가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자녀의 연체나 신용관리에 대해 부모 주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선불충전카드 입소문 = 청소년들 입소문을 타는 상품중에는 선불충전식카드가 있다. 핀테크 기업인 토스의 ‘유스카드’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만 7세부터 18세까지 가입해 사용할 수 있다. 유스카드는 2021년 12월 첫 선을 보인이래 190만장 넘게 발급됐다. 캐릭터나 만화와 같은 카드 디자인에 적용하지 않고 상품에 어린이나 청소년을 연상시키는 단어도 쓰지 않았다. 선불충전카드는 체크카드와 유사한데, 체크카드는 은행계좌와 연동한 것이고 선불충전카드는 선불계좌를 연결한 카드다. 선불계좌에 돈 또는 포인트를 충전하면 결제 때마다 사용액이 차감된다. 지역화폐카드가 선불충전카드다.
부모가 자녀 가상계좌에 이체하면 온·오프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앱으로 교통카드 충전을 할 수 있다. 청소년 제한업종이나 자동결제 해외결제는 차단됐다. 카드 사용내역이 부모에게 통보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용돈 관리를 하려는 청소년들이 선호한다.
연말정산시 소득공제에 어느 것이 유리한지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은 15%, 체크카드와 선불충전카드는 30%의 소득공제율이 적용된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