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양자컴퓨팅’ 경쟁 속 관련주가 요동

2025-02-21 13:00:06 게재

MS 혁신칩 발표엔 상승

젠슨 황 부정전망엔 급락

마이크로소프트(MS)가 19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위상 초전도체’를 사용한 양자 칩 ‘마요라나 1’을 개발했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MS는 “이번 개발로 기존 칩의 치명적 단점을 해결해, 대규모 양자컴퓨터 개발의 길을 열 것”이라고 했다.

관련 기업들 주가는 급등했다. 아이온큐는 2.6%, 퀀텀은 8.6%, 디웨이브퀀텀은 8.2%, 리게팅컴퓨팅은 6% 상승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양자컴퓨터가 빅테크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MS와 구글, IBM 등은 지난해 말부터 양자 컴퓨팅 칩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다. 현재 이들은 초전도체를 이용해 큐비트를 제어하는 기술을 구현 중이다.

반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긍·부정 견해가 갈릴 때마다 급등 혹은 급락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9일 구글의 자회사 구글 퀀텀 AI는 최신 양자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하며 대규모 양자컴퓨터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발표 후 5일새 퀀텀컴퓨팅 주가는 296%, 디웨이브퀀텀은 108%, 리게티컴퓨팅은 60% 뛰어올랐다.

구글과 함께 양자컴퓨터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꼽히는 IBM은 기존 제품보다 50배 빠른 차세대 양자 컴퓨터 ‘퀀텀 헤론’을 지난해 11월 출시했다. 엔비디아는 최근 양자 관련 설계 속도를 높이기 위해 구글이 자사 이오스 슈퍼컴퓨터를 사용해 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스코는 양자컴퓨터와 양자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양자 네트워크를 연동하는 데이터센터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빅테크 뿐 아니라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등 스타트업도 양자컴퓨터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팅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등장해 주가에 찬물을 끼얹기도 한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7일 CES 2025에서 양자컴퓨터의 실용화까지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양자컴퓨팅 기업들의 고평가 논란을 촉발하며 관련 주식들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당시 아이온큐는 39%, 리게티컴퓨팅은 45%, 디웨이브는 36% 각각 폭락했다.

그러자 디웨이브 퀀텀의 앨런 바라츠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젠슨 황의 발언이 “완전히 틀렸다”고 반박했다. 그는 “디웨이브의 양자컴퓨터는 이미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양자컴퓨팅 실용화는 지금 진행 중”이라며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구글의 양자 AI 설립자인 하트무트 네벤은 자사 인터뷰에서 “5년 안에 양자컴퓨터에서만 가능한 상업적 애플리케이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여태 ‘꿈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것은 물리적 한계 때문이었다. 기본 연산 단위인 큐비트를 늘릴수록 입자의 상태가 전파·자기장·열과 같은 외부 영향에 취약해져 계산 오류를 일으켰다. 양자컴퓨팅 과정에서 오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정정할 수 있느냐는 게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선결 조건으로 꼽혔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에 있으며, 상용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면서 관련 주가는 급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주영 리포터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