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끝? 국민의힘 ‘이재명 때리기’ 공세

2025-02-26 13:00:34 게재

한동훈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

권영세 “혹시 대통령 돼도 재판 계속”

이재명 “정쟁 중단하고 정책 논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최종변론이 마무리된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조기 대선 가능성이 부상하자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등 재판 진행상황 등을 결합해 불안요소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서울고법은 26일 이재명 대표의 주요 ‘사법 리스크’로 평가받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변론을 마무리 짓는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 1심에서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에 대해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3월 말 쯤으로 예상되는 2심 선고 결과에 따라 정치권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탄핵정국에서 수세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주도권 회복을 노리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며 집중 공세를 펴는 양상이다.

휴대전화 보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25일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8125’라는 걸 들어보지 않았느냐. 8건으로 12개의 혐의가 있고, 그중에서 5건이 재판을 받고 있고, 그중에서 하나는 유죄 판결이 나왔다는 말”이라며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됐을 때 논란이 벌어진다면 이미 기소돼서 재판 중인 부분은 당연히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대통령직을 상실할 형이 내려질 경우 당연히 그에 따라 상실이 돼야 할 것”이라며 “중간에 또 선거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판단을 해야 할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생 자체가 사기이고 범죄인”이라며 이 대표를 비난하기도 했다.

정치권 복귀를 앞두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출간하는 책 ‘국민이 먼저입니다’에서 “이재명정권 탄생을 막기 위해서 계엄의 바다를 건너자”면서 이 대표를 한국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로 묘사했다. 출판사측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책에서 “이 대표가 행정부까지 장악하면 사법부 유죄 판결을 막으려고 계엄이나 처벌규정 개정 같은 극단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적었다. 국회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한 민주당이 행정부 권력까지 차지하게 되면 국민의힘 등의 견제권이 작동하기 어려운 구조를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와 반대편에 서 있는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지목하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둘 다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26일 MBN유튜브 ‘나는 정치인이다’에 출연해 “사법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로 대통령이 되려 한다면, 이는 개인의 리스크를 넘어 국가의 리스크로 번질 것”이라며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경우) 재판이 중지된다면 작은 실수로도 처벌받아온 국민들이 바보가 될 것이다.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에선 이같은 주장에 대해 거칠게 반발했다. 이 대표 비서실장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 “이 대표를 겨냥해 몰상식하다 못해 정신 나간 막말을 늘어놓았다”라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입벌거’(입만 열면 거짓말) 이라고 한다는데, 한 전 대표는 ‘입벌막’(입만 열면 막말)으로 데뷔를 하려나 보다”라고 했다.

추미애 의원은 페이스북에 “한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의 법률집사”라며 “속죄 하기 전에 이 대표를 상대로 막말을 한다고 용서가 되나”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새미래민주당의 동반청산론 주장을 “정신나간 이야기”라고 비난했다.

이재명 대표는 즉답 대신 “여당답게 책임지는 정치를 펼치라”고 되받았다. 이 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에서 “야당이 제안한 정책은 일단 반대하고 보는 그런 자세로 어떻게 국정을 책임지나”라며 “정쟁은 그만두고 생산적 정책논의를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에는 국민의힘의 자신에 대한 비난과 관련해 “저한테 인생을 사기와 범죄로 살았다고 하는데, 왜 욕을 하나”라며 “국민 정책을 토론하는데 왜 욕을 하나, 집권 여당이 할 짓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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