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월가 전망치 웃돌아
본격적인 블랙웰 출시가 매출·이익 증가 이끌어
마진율은 시장 예상치 밑돌아…관세정책 불확실
인공지능(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작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에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최신 AI 칩 블랙웰의 매출과 영업이익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매출은 전년 대비 78%, 주당 순이익은 80% 증가했다. 올해 2~4월 실적 전망 또한 월가 전망치를 웃돌면서 향후 실적 전망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다만 4분기 매출 총이익률(마진율)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4분기 매출 78%, 주당 순이익 80% 증가 =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뉴욕 증시 장 마감 후 발표된 엔비디아의 실적은 지난 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393억3000만달러(56조4582억원)의 매출과 0.89달러(1277원)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평균 예상치 매출 380억5000만달러보다 3.3% 높은 수준이다.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0.84달러를 웃돌았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최신 AI 칩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가운데 AI 칩에 대한 수요가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93% 급증한 356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인 336억5000만달러도 뛰어넘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2~4월) 매출이 43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LSEG 예상치인 417억8000만달러에 비해 3% 정도 높은 수치다.

◆하반기 블랙웰 울트라 출시 계획 = 블랙웰의 본격적인 출시가 매출과 이익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계획대로 4분기부터 블렉웰 본격 출하가 시작됐으며 매출은 110억달러를 기록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블랙웰의 매출이 예상을 뛰어넘었으며, 회사 역사상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우리는 블랙웰 AI 슈퍼컴퓨터의 대량 생산을 성공적으로 늘려 첫 번째 분기에 수십억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가 산업에 혁명을 일으킬 차세대 AI의 무대를 마련하면서 AI는 빛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 블랙웰 울트라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젠슨 황 CEO는 “첫 번째 블랙웰 출시 과정에서 몇 달 정도 지연을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완전히 회복해 블랙웰의 양산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다음 세대 제품 개발 일정 역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최고 스타게이트 데이터센터에 진입할 예정이다. 젠슨 황은 “5000억 달러 규모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엔비디아가 핵심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며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기업(CSP)들이 급증하는 AI 수요 충족을 위해 전세계 클라우드 지역에 블랙웰 AI 서버 시스템인 GB200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로보틱스, 자율주행, 비전 AI 등 물리적 AI 애플리케이션으로의 엔비디아 옴니버스(Omniverse) 통합을 확장하기 위해 생성형 AI 모델과 서비스 청사진도 발표했다.
현재 도요타가 엔비디아 드라이버 OS 탑재, 현대자동차가 엔비디아 AI와 Omniverse를 활용해 제조 고도화 및 첨단 로보틱스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매출 총이익률 개선 과제 = 다만 매출액 대비 총이익률(마진율)은 하락했다. 엔비디아의 지난 4분기 매출 총이익률은 73%로 전 분기 대비 2%p 떨어졌다. 올해 2~4월 마진율 전망 또한 71.0% 안팎으로 시장 전망치 72.1%를 밑돌았다.
젠슨 황은 “장기적으로 매출 총이익률 개선을 위해 원가 구조 효율화, 고객들에게 제품을 신속히 제공하기 위해 랲프 업(생산량 증가)에 집중하고 있고, 가능한 한 빨리 마진 개선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라며 “다만 관세 문제는 아직 불확실한 부분이 많아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