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조기대선 출마’ 기반 다진다
기업 중심 ‘성장지향형’ 경제전략 발표
국가발전 구상 담은 책, 3월중 발간예정
오세훈 시장이 4일 자신의 구상이 담긴 대한민국 경제발전 전략을 발표했다. 헌재 탄핵 심판에 이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출마 기반을 다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시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기업중심 성장 지향형 규제 개혁’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와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전략을 제시했다. 산업구조 개편, 첨단기술 투자, 금융혁신, 노동 및 세제 개혁 등 서울시 행정을 넘어 경제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국가 경제발전 전략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오 시장은 “미중 패권전쟁과 미국 중심주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 디지털 혁신 등으로 급변하는 대외상황과 기술변화로 대한민국 경제는 변곡점을 맞았다”며 “장기 성장률 0%대를 일컫는 ‘제로 성장’ 시대로 향하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한국 경제는 상속세와 같은 불합리한 구조의 세금과 글로벌 100대 유니콘들도 사업이 제한될 수 있는 높은 규제 장벽 때문에 경제성장이 가로막히고 있다”면서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5%를 목표로 대한민국 경제 전 분야에서 대대적인 혁신과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첨단산업 창조산업 육성과 함께 5대 초광역 경제권 프로젝트와 같은 과감한 산업정책 △인프라, 미래인재 양성, AI원천기술 개발 등에 적극적 재정투자 △아시아 디지털 금융중심지 조성을 통한 금융 활성화 △상속세 개편안 등 세금개혁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인센티브를 촉진하는 노동개혁 △민간 주도의 규제혁파 등을 구체적 분야로 지목했다.
이날 오 시장은 ‘KOGA’라는 표어도 공개했다. KOrea Growth Again의 줄임말로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를 연상 시킨다.
기조연설에 이어 오 시장은 유일호 규제개혁위원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윤상직 전 산자부장관, 한상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 등과 대담을 나눴다. 현장에는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인공지능협회 등 신산업 분야 관련 26개 경제단체 및 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대선 구호 연상시키는 ‘KOGA’ = 이날 포럼은 ‘규제 개혁’을 화두로 각종 경제분야 성장을 촉진할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토론에 나선 이들도 인공지능 바이오헬스 로봇산업 핀테크 등 산업 분야별 규제 실태와 개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때문에 오 시장측은 “그간 강조해온 규제개혁 연장선에서 준비한 행사일 뿐 대선과 연결짓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잇단 국가발전전략 공개를 서울시 행정과 연결해 해석하는 게 오히려 어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오 시장은 대한민국을 5개 초광역권으로 나눠 입법 재정 인사 권한을 부여하자는 이른바 ‘5개의 싱가포르’ 프로젝트를 내놨다. 중앙의 권한을 획기적으로 지방에 이양해 권역별로 발전전략을 수립하자는 구상이다. 개헌 논의도 해당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지방분권 개헌’을 주장했다.
3월에는 책도 나온다. 서울시장 경험을 토대로 대한민국 미래 구상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발간했던 자신의 대표 저서 ‘미래’와 연결해 이번 책 제목도 ‘다시 성장이다 - 미래2’로 정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오 시장은 자신과 자신의 4선 서울시장 경험을 ‘공공재’라고 스스로 표현했다”면서 “최근 행보로 볼 때 조기 대선이 확정될 경우 오 시장의 등판은 사실상 확정적이며 시장직 사퇴 여부만 최종 결정이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