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뜨거운 관심 ‘템퍼스 AI’

2025-03-06 13:00:07 게재

의료산업과 연계된 인공지능(AI) 기술이 차세대 주도주로 여겨지면서 미국 헬스케어 분야 중견기업인 템퍼스AI가 주목받고 있다.

작년 6월 나스닥에 상장한 템퍼스AI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임상 및 유전체 데이터를 보유한 의료 서비스 기업이다. 각종 의료 데이터를 통합한 정밀 의료모델을 AI로 구축해 병원에 제공하고, 제약사들에게는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을 제공한다. 임상데이터가 쌓일수록 AI 모델의 정밀도가 향상된다. 암 환자의 종양 돌연변이를 분석해 특정 표적 치료제를 추천할 수 있다. 최신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고 패턴을 찾아내 의사들이 미처 인지하지 못한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도 있다.

템퍼스AI는 상장 이후 AI 테마주로 급부상하면서 작년 11월에는 주당 70달러를 웃돌았으나 12월 보호예수가 풀리면서 내부자 물량이 쏟아졌고, 창업자인 에릭 레프코프스키도 최근 159만 주를 매도했다. 5일(미 현지시간) 기준 주가는 53달러로 시가총액은 약 90억달러다.

이 회사 주주 구성은 △기관투자가 41% 이상 △내부자 33.8% △나머지 기업투자자 16% 등으로 전문 투자자들이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주식 소유자 상위 5명을 보면 회장이자 최고경영자인 레프코프스키가 23.7%를 소유하고 있고, 법인투자자 BK TL21가 9.67%, 레프코프스키 동업자의 아내인 킴벌리 키웰이 9.28%, 영국의 바이오테크 전문 투자사 빌리 기포드가 8.73%, 벤처 캐피털인 그레이 미디어가 6.07%를 소유하고 있다.

작년 말일 기준으로 캐시 우드(Cathie Wood)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가 3.4%, 손정의의 소프트뱅크도 3.3% 투자하고 있다.

창업자 레프코프스키는 그루폰(Groupon), 이너워킹스(InnerWorkings), 에코글로벌 특송(Echo Global Logistics) 등 여러 회사를 공동 창업하며 큰 성공을 거둔 창업 전문가다. 그는 여러 신생기업을 번득이는 아이디어로 창업해 상장시키고 실리콘밸리 등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템퍼스AI의 2024년 연간 매출은 6억93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4분기 매출은 약 2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상승했다. 전반적인 재무 건전성 점수는 ‘양호’하지만, 작년 4분기 EPS는 –0.18달러로 보고했다. 회사측은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약 12억4000만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현재 미국 65% 이상의 대형 대학 부속병원(Academic Medical Center·AMC)과 협업 중이며, 상위 20개 종양학 회사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러한 협력 관계와 방대한 데이터 보유량을 통해 정밀 의료 분야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템퍼스 AI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정밀 의료라는 강력한 기술적 비전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약점도 안고 있다.

환자의 임상 데이터 등은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란 점에서 여러 가지 법적 규제를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게다가 AI가 제안하는 치료법에 대해 지속적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병원과 의사들이 템퍼스를 신뢰하고 솔루션을 채택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평가다.

국가마다 의료 규제가 다르기에 글로벌 시장 진출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있다.

레프코프스키 회장은 초기 투자 유치와 흥행에는 성공적이었으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견인할 수익 모델을 정립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전에 창업한 기업 3곳은 그가 떠난 후 혼란을 겪었다. 따라서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기술 발전과 시장 도입 속도를 지켜보는 것이 중요하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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