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원 이상 금융사 83곳 중 26곳 여성 등기 임원 없어

2025-03-07 13:00:15 게재

전체 72명, 13.8% … “여성 차별받는 유리천장 여전”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금융회사 83개사 중 26개사에는 여성 등기 임원이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이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과 금융권 협회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금융회사 83개사의 여성 등기임원은 72명으로 13.8%에 불과했다.

업권별로 보면 손해보험이 8개사 10명(16.7%)으로 여성 등기 임원 비율이 가장 높았고, 카드 8개사 60명 중 10명(14.3%), 은행 20개사 152명 중 21명(13.8%), 생명보험 8개사 130명 중 15명(11.5%), 증권 27개사 163명 중 18명(11.0%) 순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법에는 최근 사업연도말 현재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으로만 구성하지 않도록 명시돼 있다.

여성 임원이 한명도 없는 금융회사들을 보면 증권사의 경우 KB, 유안타, 교보, 신영, IBK투자, 유진투자, 엘에스, BNK투자, DB금융투자, iM, 골드만삭스 등 11개사로 가장 많았다.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DB, 농협, iM라이프, 하나, IBK연금보험, KDB, 흥국 등 7개사, 카드사 중에서는 현대, 우리 등 2개사, 은행의 경우 부산, 전북, 광주, 수협, 산업, 케이뱅크 등 6개사로 나타났다.

손해보험의 경우 상장법인이 아닌 KB손해보험에서도 여성 등기 임원은 없었다.

오희정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회사에서 여성들의 승진이 차별받는 유리천장이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며 “자본시장법에서 이사회의 성별 구성에 관한 특례 기준을 자산총액 1조원 이상으로 개정하고, 노르웨이, 프랑스, 벨기에, 독일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여성할당제 등 차별을 시정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윤석열 정부는 구조정 성차별은 없다고 했지만, 현장에는 여전히 주요업무에서 여성이 배제되는 등 업무배치 등 구조적인 차별로 인한 승진차별이 만연하다”며 “앞으로 탄핵 너머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다면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여성할당제 도입 등 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적극적인 제도는 물론이고 노사정 모두가 구조적 성차별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하려는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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