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옵션 분쟁 끝낸 교보생명 변신하나
지주사 전환, IPO에 관심
교보생명이 재무적투자자(FI)였던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와 7년간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 했다. 조대규 교보생명 대표는 “지주사 전환 작업과 미래지향적 도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어피니티는 최근 교보생명 지분 9.5%를 일본 SBI그룹에 매각했다. 또다른 FI인 싱가포르투자청(GIC) 역시 보유지분 4.5%를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참여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겼다.
어피니트측은 교보생명 주식을 주당 24만5000원(액면분할 전 기준)보다 낮은 23만4000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견상 손실로 보이지만 그동안 어피니티 등은 교보생명으로부터 배당금을 받아 챙겼다. 손해 본 장사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어피니티 컨소시엄 일원인 또 다른 재무적 투자자(FI) IMM PE, EQT도 교보생명과 개별 협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각각 5.23%의 교보생명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교보생명과 어피티니 분쟁을 중재하던 국제상업회의소(ICC)는 풋옵션 주식 공정가치를 다시 산정하라고 판정한 바 있다.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측은 이에 따라 적정가격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분쟁 종결을 합의했다. 조 대표는 “주주간에 적절한 대화와 협의를 통해 서로 윈윈할 수 있었다”며 “어피니티와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 향후 다른 기회로 협업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어피니티 지분을 사들인 SBI는 교보생명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분쟁 해결에 따라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우호지분은 50%를 넘어서게 됐다.
7년간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교보생명의 오랜 숙원인 기업공개(IPO)가 우선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교보생명이 자본확충, IPO 등을 통해 손해보험과 저축은행 카드 등을 인수하는 등 금융지주사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교보생명은 2023년 지주사 전환 로드맵을 발표해 비보험 사업포트폴리오 마련을 꾀해왔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