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15%↓미 증시 공포의 하락

2025-03-11 13:00:16 게재

7개 대형기술주 1천조 이상 증발 … 트럼프, 경기침체 불사 발언이 신호탄

10일(현지시간) 시애틀의 테슬라 주차장에서 ATF 수사관과 시애틀 소방서 직원이 시위로 불에 탄 테슬라 사이버트럭을 검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테슬라 등 기술주들 시총 1100조원이 하루 만에 증발했다. 2022년 이후 기술주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나스닥 100 지수는 4% 가까이 하락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을 내비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지출 삭감, 지정학적 변동이 경제를 침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게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7개 대형 기술주 주가는 2%대에서 최고 15% 이상 일제히 급락했다. 이들 기업의 시총은 총 7740억달러(1129조원) 감소했다. 시총 1위 애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85% 내린 227.4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0일(227.65달러) 이후 한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애플 시총도 지난 7일 3조5913억달러에서 3조4208억 달러로 1705억달러(254조원)가 줄어들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5.07% 떨어진 106.98달러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엔비디아 주가가 110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해 9월 10일(108.08달러) 이후 6개월 만이다.

특히 이날 테슬라는 종가 221.15달러로 하루 15% 넘게 폭락하면서 약 4년 반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관세전쟁과 같은 거시지표 우려에 더해 ‘머스크 반대 차량 공격’과 불매운동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총은 하루 190조원 증발했고, 월가는 1분기 실적 예상치를 낮춰잡으며 실망 매물도 쏟아졌다. 유럽 최대 시장인 독일에서 지난 1~2월 테슬라 신차 등록 대수는 작년 대비 약 70% 급감했으며, 지난달 중국 상하이 공장의 테슬라 출하량은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실적을 기록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주가도 각각 4.41%와 4.42% 하락하며, 시총도 각각 860억달러와 700억달러가 줄어들었다. 지난 1월 17일부터 2월 18일까지 기록적인 연속 상승으로 700달러선도 넘어섰던 메타 주가는 1월 14일(594.25달러) 이후 약 두 달 만에 600달러선도 내줬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주가는 각각 3.34%와 2.36% 내리며 그나마 선방했다. 다만, 시총은 970억달러와 780억달러가 감소했다.

이날 대형 기술주의 하락은 미국 경기침체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AI 열풍으로 지난 2년여간 미 증시를 이끌었던 이들 주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에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서면서 하락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불거진 관세전쟁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금리인하 속도가 더뎌지는 등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낙폭을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이런 일에는) 과도기가 있다”며 “우리가 하는 것은 부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 일이며 이것(성과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조금 걸린다”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반도체주들도 일제히 큰 폭 약세를 보였다.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5.39%)이 엔비디아와 같은 5%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 주가는 3.64% 내렸다. 퀄컴(-3.87%)과 AMD(-3.67%), 마이크론(-6.33%), 마벨 테크놀로지(-7.30%)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에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4.85% 하락 마감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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