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서버 강자 ‘슈마컴’ 위기몰리나
액침냉각기술 이젠 독점아냐
델·휴렛팩커드와 격돌 예상

나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는 연간 매출 성장률 125%를 기록하며 글로벌 서버 기술 시장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했지만, 반복되는 회계부정으로 일시 상장폐지 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본사를 둔 종업원 수 5684명의 슈퍼마이크로는 1993년 찰스 량(Charles Liang)이 설립했다. 대만 출신인 량은 타이베이 공과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전기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 젠슨 황과 대만 출신, 미국으로 이민한 배경, 같은 해에 회사를 창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젠슨 황과의 오랜 신뢰와 협력이 슈퍼마이크로 성장의 핵심 발판이 됐다.
현재 슈퍼마이크로의 투자자 구성을 살펴보면, 펀드 및 ETF가 26.5%를 소유하고, 전문 기관투자자가 25.4%, 나머지 48%는 상장 기업 및 소매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상위 기관투자자로는 뱅가드(10.4%), 블랙록(7%), 스테이트스트리트(3.6%) 등이 있다. 매출의 92%는 서버 및 데이터 저장 시스템에서 발생하며, 전체 매출의 67.8%는 미국 시장에서 창출된다.

내부회계 시스템을 개선하고 2020년 정상 복귀했으나 2024년 8월 27일 또다시 회계부정 사건이 발생했다. 그해 4월, 한 퇴직 직원이 회계를 조작했다며 회사를 고발했고, 8월에는 공매도 리서치 기관인 힌덴버그 리서치가 동일한 의혹을 제기했다.
슈퍼마이크로는 또 미배송 제품을 매출로 처리하거나, 결함 있는 제품을 출고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6월 말 회계 결산을 앞두고 8월 공시를 연기하자, 주가는 하루 만에 20% 폭락했다. 그해 3월 122.9달러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85% 폭락했다. 이어 10월 31일, 회계감사법인 EY(Ernst & Young)가 “회계 자료를 신뢰할 수 없다”며 사임하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33% 추가 폭락했다.
그러나 12월 2일, 미국 특별위원회가 독립 조사를 통해 경영진의 사기나 위법 행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20% 반등했다.
슈퍼마이크로는 2019년, 엔비디아 H100 칩에 최적화된 ‘액침 냉각 서버’ 시스템을 출시했다. 고성능 컴퓨팅(HPC) 환경과 데이터 센터의 열 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지만, 독창적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대규모 시스템 구축에서 델(Dell)이 가장 뛰어나다”고 발표해 슈퍼마이크로의 품질 문제를 암시했다. 이 여파로 코어위브(CoreWeave), 일론 머스크의 xAI, 디지털 오션(Digital Ocean) 등 주요 고객이 델과 대규모 GPU 서버 계약을 체결하며 이탈하고 있다.
또 아마존은 배송 문제로, GMI 클라우드는 17.5%의 높은 고장률로, 넥스젠은 펌웨어 불량으로 슈퍼마이크로와의 협력을 중단했다. .
슈퍼마이크로는 업계 회의에서 자신들의 액침 냉각 기술이 "경쟁 우위"라고 주장해 왔으나, 최근에는 에이블컴의 기술을 기술을 선보이면서 이를 자신들의 독점 기술인 것처럼 홍보에 논란이 일고 있다.
반복되는 회계부정과 품질저하로 인해 주요 고객사들이 이탈하는 상황에서 이 회사 주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향후 실적 감소를 예측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델, 휴렛팩커드, 코어웨이브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액침 냉각 서버 시장에서 SMCI가 유지하고 있던 기술 선점자의 지위는 상실돼 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시장에서는 슈퍼마이크로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보다는 창업자의 가족기업 형태를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CEO 찰스 량의 형제들이 운영하는 에이블컴(Ablecom)과 컴퓨웨어(Compuware)는 2020년 이후 이 회사에 주요 부품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의 미국 수출 99% 이상이 슈퍼마이크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