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계란값 폭등에 ‘밀수’ 시도 급증

2025-03-17 13:00:01 게재

3분의 1값 멕시코서 밀수

“미 전역서 적발 36% 증가”

미국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달걀값이 폭등하자 계란 밀수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최근 남부 접경지역에서 검역을 거치지 않은 계란 밀수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자료를 인용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사무소가 작년 10월 이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입국자로부터 계란을 압수한 건수가 전년 대비 158% 증가했다고 전했다. 텍사스주 남부 접경 도시 라레도의 CBP 사무소도 같은 기간 계란 밀수 단속 사례가 54% 늘었다. 미국 전역으로도 계란 밀수는 36%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내 계란값이 치솟자 가격이 미국의 3분의 1에 불과한 멕시코에서 계란을 사들인 뒤 불법 반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이다.

미 농무부는 검역상의 이유로 공식 수입 채널을 통하지 않은 계란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텍사스주 엘패소 검문소에서 한 픽업트럭 운전자가 좌석과 예비 타이어에 필로폰을 몰래 숨겨 반입하려다 적발됐는데, 정작 국경 요원들을 더 놀라게 했던 것은 해당 트럭에 있던 계란들이었다고 WSJ은 전했다.

미 노동부 소비자물가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A등급 계란 12개 들이의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월 5.90달러(약 8600원)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1년 전의 3달러(약 4300원)의 2배 수준이다. 대도시 일부 소매점에서는 12개 들이 가격이 10달러(1만4500원)를 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급기야 일부 식당에선 달걀이 포함된 메뉴에 추가 요금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계란 공급 부족 사태를 해결하려면 한두 달 안에 7000만~1억개의 달걀을 수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계란값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경쟁 당국인 법무부가 대형업체들의 담합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농무부는 계란값 문제 해결을 위해 최대 10억달러(1조45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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