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봄폭설, 수도권 엉금엉금
의정부경전철 2시간 멈춰
행안부, 중대본 1단계 가동
3월 중순 때아닌 눈폭탄에 전국 곳곳에서 길이 끊기고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근길 시민들도 고난을 겪었다. 정부도 서둘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피해 대비에 나섰다.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15분쯤 폭설로 인해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경전철 전 구간 운행이 2시간 10분 정도 중단돼 출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경전철은 선로 신호기가 눈에 덮이면서 운행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전철 운행은 제설 작업을 거쳐 오전 7시 25분 재개됐다.
같은 날 새벽 1시쯤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한 도로에서는 눈길에 미끄러진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전복돼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가 숨졌다.
바다길 하늘길도 막혔다. 18일 오전 6시 기준 전국 53개 항로 여객선 66척이 운항을 멈췄고, 김포와 제주에서 출발하는 항공기 두편도 결항했다. 북한산과 지리산 등 15개 국립공원 369개 탐방로 구간이 통제됐다. 강원과 전북·전남 지역에서는 도로 7곳 통행이 막히기도 했다.
강원도에서는 3일째 내린 눈으로 곳곳에서 사고·고립이 발생했다. 17일 선제적으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던 강원도는 밤사이 눈이 더 내리자 하루 만인 18일 오전 5시 30분을 기해 ‘비상 2단계’로 대응 수준을 격상했다.
강원도에서는 앞서 17일에도 피해가 속출했다. 17일 오전 1시 30분쯤 고성군 거진읍에 정전이 발생해 380여 가구가 단전 피해를 보았다. 폭설로 쓰러진 나무가 전선을 건드리면서 벌어진 사고다. 울진 금강송면에서는 주민 6명이 폭설을 피해 인근 경로당으로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9시 10분쯤에는 동해고속도로 남양양IC 인근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1톤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40대 남성이 병원에 이송됐다. 앞서 오전 5시 44분쯤에는 평창군 미탄면에서 눈길에 미끄러진 SUV 승용차가 흙더미와 충돌해 운전자가 다쳤다. 강릉시 청량동 도로에서는 캠핑카가 눈이 쌓인 오르막길에서 고립됐다가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강릉시 내곡동에서는 도로 제설작업을 하던 제설차가 전도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수도권과 강원 등에 대설특보가 발령되자 17일 밤 11시 중앙재단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