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민주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 소프트웨어학과

2025-03-19 10:32:44 게재

신약 개발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성공률 또한 높지 않은 대표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한데 AI 기술을 적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근 들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AI 기업이 신약 개발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다. 민주씨는 높아진 인간의 기대 수명이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기 위해서는 노인성 질환의 신약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의 목표는 알츠하이머 정복이다.

김민주 |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 소프트웨어학과(경기 의정부 상우고)

김민주 | 가톨릭대 바이오메디컬 소프트웨어학과(경기 의정부 상우고)

사진 배지은

노화에 대한 관심, 탐구 활동에 담아

민주씨는 어릴 적에 외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맞벌이하는 부모님 대신 삼남매를 항상 살뜰히 챙겨주신 할머니와의 추억이 많다. 한데 중학생이 되면서 할머니를 만나는 시간이 점차 줄었고, 오랜만에 보는 할머니는 몰라보게 쇠약해져 있었다.

“자연스럽게 인간의 노화와 노인 질환에 관심을 두게 됐죠. 우리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문제가 중요해졌어요.”

중학교 때 생물과 화학을 특히 좋아했던 민주씨는 과학중점학교를 택했다. 일찌감치 정한 진로는 신약 개발 연구원이었다. 민주씨의 학생부는 구석구석 신약 개발과 관련된 독서 활동으로 가득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으로 2학년 때 읽은 <신약의 탄생>을 꼽았다.

“책을 통해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텔로미어(세포의 시계 역할을 담당하는 DNA)가 짧아지기 때문에 결국 세포가 점차 노화되어 죽게 된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이후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일 방법을 연구한 논문을 찾아 읽었죠.”

어려운 내용은 이해될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고 그래도 모르는 건 생명과학 선생님께 여쭤봤다. 이 과정에서 생긴 궁금증을 3학년 동아리 활동 때 자유 주제 발표에서 풀어냈다. 노화 방지를 위해 텔로미어의 길이를 늘이면 반대로 암세포의 확산을 촉진해 역노화를 가져온다는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노인 질환 연구가 활발하다는 점에 주목해 <일본어회화 Ⅰ> 시간에 <약은 우리 몸에 어떤 작용을 하는가>를 읽고 소감문을 작성했다. 주제는 고령화 사회와 노인 질환에 초점을 맞췄다.

“진로를 정했다면 구체적인 관심사와 맞는 주제를 찾아보길 추천합니다. 진로와 관련된 도서와 연구는 무궁무진해요. 각 교과와의 연결고리는 다양한 관점에서 찾으면 됩니다.”

끝까지 동아리와 세특에 집중해 희망 학교 합격

친구를 좋아하고 성격이 밝은 민주씨는 3년간 임원을 맡아 반을 이끌었다. 전교 학생 자치회에서 봉사부원으로도 활동했다. 동아리 회장·부회장도 맡았다. 학생부에 담을 수 있는 리더십을 염두에 두기도 했지만 가장 힘들고 지치는 시기에 학교생활의 큰 활력소가 됐다. 역할은 그때그때 조금씩 달랐다. 학생회 봉사부원으로서 학교 행사 때마다 맡은 역할을 충실히 했고 동아리 운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다.

“1학년 때 카메룬에서 온 친구가 있었어요. 한국말이 서툴고 학교를 낯설어하길래 회장과 학급 친구를 모아 방과 후에 같이 공부하고 분식도 먹으며 시간을 보냈죠. 소외되는 친구가 없는 교실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2학년부터 과학중점반에 들어가 빡빡하고 치열한 1년을 보냈더니 수시 지원 한 학기를 남기고 슬럼프가 왔다. 특히 3학년 때 내신 등급을 산출하는 일반선택 과목의 비중이 줄면서 더욱 긴장감이 떨어졌고 성적도 뚝 떨어졌다.

“학교 상담을 통해 객관적인 위치를 알게 됐어요. 화도 나고 후회도 되더라고요. 동력을 잃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엄마가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너는 충분히 대단하고 엄마, 아빠는 항상 응원한다’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덕분에 남은 1년 동안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죠.”

<공학일반> 수업의 주제 탐구 발표에서는 배아 줄기 세포가 자가 재생을 통해 형성된 아가노이드의 활용법을 맞춤 의학·재생 의학과 연결했다. 목표 진로에 맞게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은 <인공지능기초>에서 배웠다. 관심 분야인 바이오 공정을 이용한 줄기세포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민주씨는 목표 대학과 전공을 생각하며 아쉬운 내신을 동아리 활동,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에서 보완하고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고, 결국 희망 진로와 꼭 맞는 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다. 그의 관심 분야는 노인 질환,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다.

“노인 질환은 노화로 장기 기능이 저하돼 조금만 신체에 이상이 생겨도 병이 급격하게 진행돼요.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노인 암 연구도 관심 있는 분야예요.”

신약 개발 연구원은 임상 실험을 통해 신약을 만들거나, 테스트를 통해 적용하기, 효율적 마케팅 연구 등 역할이 다양하다. 민주씨의 목표는 임상 실험을 통한 신약 개발 연구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는 단백질 실험, 부작용 예측, 바이오마커 발굴, 환자 선별, 임상 시험 최적화, 사후 관리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있다. 앞으로 대학에서 공부할 내용이라 민주씨의 마음은 벌써부터 설렌다.

“최대 관심 분야인 알츠하이머 신약 개발을 위해 뇌 신경도 공부하고 싶어요. 의생명과학도 복수전공하면서 한 단계씩 꿈에 다가갈 생각입니다.”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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