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생산 2위 인도도 ‘12% 관세’ 검토

2025-03-20 13:00:01 게재

상무부, 200일 관세 권고 미국 맞서 자국산업 보호

미국이 이달 12일부터 모든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세계 2위 철강 생산국인 인도도 관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이코노믹타임스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8일 인도 상무부는 200일 동안 특정 철강 제품에 대해 12%의 관세를 부과할 것을 무역부에 권고했다.

상무부는 이번 조치가 “국내 산업에 영구적인 피해를 주거나 입힐 위험이 있는 수입이 증가할 때 적용된다”며 “임시 긴급 조치가 지연되면 복구하기 어려운 피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무역부 산하 무역구제총국은 이날 공고를 내 “국내 산업에 심각한 피해와 그 위협을 해소하기 위해 12%의 임시 세이프가드 관세가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30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구두 청문회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 정부의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철강 전쟁이 격화하자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12% 관세가 시행되면 인도의 대표적 철강업체인 진달 스틸과 JSW 스틸을 비롯한 기업들이 일정부분 보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세계 2위의 철강 생산국이지만,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완제품 철강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순수입국(net importer)으로 전환됐다.

특히 중국 한국 일본에서 수입한 완제품 철강이 2024 회계연도 첫 10개월 동안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값싼 중국산 철강이 인도 시장에 대거 유입된면서 중소 철강업체를은 생산을 축소하거나 인력 감축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작년 1~7월 중국산 완제품 철강 수입량은 160만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로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 인도의 12% 관세 부과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로 철강 업계의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는데다, 인도는 베트남과 함께 철강 공급 과잉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는 아시아 주요 생산국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점에서다.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인도는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칠레 등과 함께 저가의 철강 제품 유입을 제한하기 위한 무역조치를 도입하는 국가들의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중국 철강업체들은 수출 의존도를 높이며 공급 과잉 문제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2024년 들어 각국이 무역 장벽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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