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상호 관세 경계심 부각…탄핵 선고 지연에 증시 불확실성↑
트럼프 발언 따라 시장 출렁 … 주요 실물 경제지표·연방정부 부채한도 이슈
국내 시장, 대외 변수 보다 정치적 리스크·신용불안·환율 상승 변동성 확대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경계심이 부각 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주요 실물 경제지표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잇따른다. 특히 국내 증시는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 고지가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더티(Dirty) 15’에 표적화된 관세 부과 =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상호 관세부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고조될 가능이 커졌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본인의 소설 계정을 통해 4월 2일을 ‘해방의 날’로 표현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난주 ‘더티(Dirty) 15’에 표적화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국가 리스트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 유럽, 중국 등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 중인 국가들이 후보군으로 지목되는 실정이다. 이는 주중 상호 관세 또는 ‘더티 15’ 국가 지목 여부와 관련된 뉴스 플로우가 단기적인 주가 변동성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4월 2일 전에 협상을 타결하거나 관세부과 이후에도 타협의 여지가 있음을 열어두고 있으나 상호 관세의 내용이 구체화 되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잇따르는 경제지표 발표 '경기침체 우려' = 지난주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물가에 대해서는 높이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내비쳤다. 그런 만큼 이번 주 발표될 경제지표들이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 성장에 대한 우려는 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4일(현지시간)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3월 서비스업·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나온다. 제조업지수는 지난 2월 52.7로 2개월 연속 반등하고 서비스업지수는 51.0으로 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어 이번 향방이 주목된다. 이 지수는 미국의 서비스업과 제조업의 업황에 대해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지수가 개선 시 경기 우려 완화될 수 있으며, 제조업 지수에서 선수요 모멘텀 지속 확인된다면 국내 반도체 업황의 반등 기대감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엔 컨퍼런스보드의 3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발표된다. 이 서베이 지표는 지난 1월 104.1에서 2월 98.3으로 3개월 연속 빠르게 하락하며 경기침체 우려를 키운 바 있다. 시장 전망치는 94로 2월보다 낮아 3월에도 추가 하락이 예상된다. 관세 불확실성과 경기둔화 우려 때문이다.
27일엔 미국 4분기 경제성장률(GDP) 확정치가 발표된다. 작년 3분기에는 전기 연율 3.1%에서 4분기 속보치와 수정치 모두 2.3%로 둔화된 것으로 발표됐다. 이번에는 2.4%로 소폭 상향이 예상된다.
28일에는 연준이 기준으로 삼는 물가 지표인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된다. 근원 지수의 시장 전망치는 전년 동월 대비 2.7%, 전월대비 0.3% 상승이다. 올해 1월 2.6%로 다시 둔화된 이후 이번에 다시 2.7% 내외로 반등이 예상된다. 헤드라인지수는 2.5%, 0.3% 상승으로 올해 1월 2.5%로 4개월 만에 둔화된 이후 같은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PCE 발표 후에는 미시간대 3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나온다. 미국 경제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와 기대인플레이션의 방향성이 증시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편 26일에는 미 CBO(의회예산국)이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도달 추정 시점을 발표한다. 1월부터 시작된 재무부의 특별조치가 고갈되는 시점이 공개될 경우 부채한도 이슈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27일에는 30년간의 연방예산 전망 추정치를 발표한다. 작년 3월에는 2054년 재정적자는 GDP 대비 8.5%, 정부부채는 GDP 대비 166%, 성장률 1.6%로 전망한 바 있다. 이번엔 어떻게 수정됐을지 그 방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오는 25~28일에는 중국 하이난 보아오에서 중국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 아시아 포럼 2025 연차 총회가 열린다. “변화하는 세계 속 아시아 : 공동의 미래를 향하여”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포럼은 트럼프 관세, 미중 무역전쟁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세계화 재균형, 지속가능 개발 목표, AI 응용, 거버넌스 강화 외에 글로벌 기업 CEO와 시진핑 회동, 아시아 경제 통합 논의 등이 주목된다.
◆다시 확대되는 원화 변동성 = 한편 국내 증시는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기일 고지가 늦어지면서 정치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중이다. 3월 31일은 공매도가 재개된다.
이런 가운데 원달러환율이 예상 밖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원화 변동성이 다시 확대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베센트 장관이 고율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언급한 ‘지저분한(Dirty) 15’ 국가에 한국이 포함될 가능성과 국내 신용 불안,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등이 원화 약세 부담을 높이고 있다”며 “특히 이번 주에는 대외 변수보다 국내 정치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24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6.70포인트(0.25%) 떨어진 2636.43으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18분 기준 하락 폭이 더 떨어져 전일대비 7.91포인트(0.30%) 내린 2635.22에서 거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3.73포인트(0.52%) 오른 723.14에서 등락 중이다. 코스닥은 1.98포인트(0.28%) 오른 721.39로 출발해 약보합세로 돌아섰으나 다시 상승 전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3원 오른 1463.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9시 35분 현재(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보다 1.3원 오른 1464.0원에서 등락 중이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