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비세력 알파세대(2010~2020년대 출생) 뜬다

“세계에서 해마다 14조원씩 소비력 증가”

2025-03-25 13:00:14 게재

스타벅스·나이키보다 다이소·편의점 더 찾아 … 브랜드보다 ‘내게 맞는 경험’ 중시

밀레니얼·Z(MZ) 세대에 이어 알파 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알파 세대(Generation Alpha)는 Z세대 다음 세대를 의미한다. 보통 스마트폰이 대중화한 201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태어난 세대를 지칭한다. 역대 세대 중 최초로 세대 구성원 전원이 21세기에 출생했다. 주로 부모로부터 용돈을 받는 처지지만 해마다 14조원씩 소비여력이 늘어나는 것으로 관측됐다.

알파 세대는 부모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와 다른 소비성향을 보인다. 브랜드보다 취향과 경험을 더 중시한다.

KPR 디지털커뮤니케이션연구소가 “5만건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알파세대와 관련된 키워드(열쇳말) 언급량은 지난해 1분기 5792 건에서 4분기 8245건으로 42% 증가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만큼 알파세대가 사회 각 분야에서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알파세대를 겨냥해 써모스가 새로 선보인 꾸미기 텀블러 . 사진 써모스 제공

밀레니얼 세대와 주요 연관어를 비교한 결과 2010년대 초반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는 ‘디지털’ ‘콘텐츠’ ‘게임’ ‘인공지능’ 등 혁신적인 기술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변화’ ‘사회’ ‘투자’ 등 경제금융 관련 단어들이 상위에 올랐다.

연구소는 “알파세대가 태어나면서 디지털 환경을 경험한 첫 세대인 만큼 밀레니얼 세대와는 다른 독자적인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알파세대는 ‘인공지능’(AI) ‘게임’ ‘콘텐츠’ 등 기술과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I와 AR(가상현실), SNS (사회적관계망서비스)등 첨단기술이 일상화한 환경에서 성장한 알파세대는 학습과 놀이 경계를 허물고 있으며 게임과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고 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소비자이면서도 경제적 주체로 소비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고 변화하는 환경을 분석하고 적응하는 성향을 보였다.

어린이들에게 인기많은 SAMG엔터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과 협업해 만든 CU 어린이 전용 라면. 사진 CU 제공

브랜드 선호도에서도 세대 간 차이를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는 ‘현대’ ‘스타벅스’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언급이 두드러진 반면 알파 세대는 ‘다이소’ ‘삼양식품’ 등 실생활과 밀접한 브랜드가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가격 접근성이 높은 브랜드와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를 통해 실용성과 개인화된 경험을 더 강조하는 특성을 보였다는 게 연구소 측 분석이다.

연구소는 “알파세대는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 디지털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브랜드와 협업한 콘텐츠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새로운 소비 행동을 보였다”면서 “AI 기반 추천 시스템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콘텐츠를 찾고 소비하는 경향도 강했다”고 설명했다.

개성을 존중하면서 누구나 인플루언서(유명인)가 될 수 있는 틱톡과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짧은 동영상)을 선호하며 스스로 원하는 물건을 선택하고 경험할 수 있는 ‘다이소’와 ‘편의점’을 주요 쇼핑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

연구소 관계자는 “알파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토박이)를 넘어 AI 네이티브로 성장하며 기존 세대와는 완전히 다른 소비 패턴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들의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AI·게임·SNS 기반 마케팅을 고려한 브랜드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컨설팅 기관 맥크린들(McCrindle)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알파세대 소비력은 올해 5조3900억달러(한화 약 7800조원)에 달하며 매년 100억달러(한화 약 14조 5000억원)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우리은행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10명 중 9명이 본인명의 계좌나 카드를 통해 용돈을 수령하고 있다.

지난 설 연휴 기간하고 동안 청소년 대상 ‘카카오뱅크 미니’ 입금액은 일주일 전보다 3.6배 증가했고 신규 고객 수도 3.2배 이상 늘었다.

어린 나이부터 독립적인 금융 활동을 경험하고 소비를 통해 자기 정체성을 표현하는 경향이 강하다. 알파세대가 단순히 미래 소비 주체로 머무는 게 아니라 지금도 소비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얘기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고병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