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생산 중단했는데 재고는 급증

2025-03-26 13:00:22 게재

1~2월 판매 445만톤 그쳐

2월말 재고 340만톤 육박

올 내수 4천만톤 못 미칠 듯

건설경기 침체로 지난해 시멘트 수요절벽에 직면했던 시멘트업계가 올해도 혹독한 내수부진에 내몰리고 있다.

25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내수판매가 445만톤에 그쳤다. 전년동기대비 무려 24.8% 급감했다. 이는 최근 5년간 1~2월 내수 판매중 가장 낮다. 2023년 약 712만톤을 정점으로 2년만에 무려 37.5%(267만톤)가 감소한 결과다.

시멘트업계는 이번 1~2월 실적이 올해 내수가 더욱 가파르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지표로 판단하고 있다. 당초 예측한 내수 4000만톤 달성을 위해서는 1~2월에 최소 500만톤대 출하가 이뤄져야 야는데 이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대유행이 야기한 경기침체와 국제공급망 교란으로 원자재가격이 급등했던 2020~2022년에도 1~2월 시멘트 내수는 꾸준히 600만톤 내외를 유지했다. 2023년에는 잠정 연기됐던 건설현장 가동 재개 등으로 무려 712만톤에 달했다.

이러다보니 올해 시멘트 내수 4000만톤은 이미 달성 불가능한 목표라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내수 4000만톤은 1991년 4420만톤으로 처음 4000만톤대에 진입한 이래 IMF외환위기 시기에도 경험해 보지 못한 실적이다. 국내 시멘트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1980년대 수준의 후퇴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시멘트협회는 “내수 4000만톤은 고속성장을 실현하던 1991년 당시는 생산능력(4361만톤)을 초과 달성한 수요지만 현재는 생존을 걱정을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경영유지에 필요한 가동율을 70% 이상으로 보고 있다. 반면 올해 목표 4000만톤은 생산능력(약 6200만톤)의 64.5%에 불과하다.

재고 증가도 문제다. 2월말 재고(클링커+시멘트)는 약 340만톤으로 저장능력(379만톤) 대비 약 90%에 육박하고 있다. 클링커는 시멘트를 만들기 전의 반제품 상태 덩어리다. 일부 시멘트업체는 저장시설 용량이 초과해 일부를 임시방편으로 야적하고 있다.

일부 공장가동을 중단했다. 현재 시멘트업계는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전체 생산라인(35기)중 8기를 가동을 멈췄다. 4월 중 추가로 2기를 더 멈출 계획(총 10기)이다. 생산을 줄여도 더 이상 쌓을 곳이 없어 추가 가동 중단마저 위협받는 상황인 셈이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 고착하면서 원가 절감요인은 모두 희석된 상황”이라며 “결국 건설경기 회복이 전제되지 않는 한 시멘트업계의 경영위기는 당분간 속수무책”이라고 전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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