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깡통대출’ 3조원 넘어

2025-03-26 13:00:15 게재

무수익여신 역대 최대

기업 2조, 가계 1조 돌파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이른바 ‘깡통대출’이 사상 처음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고금리가 장기화되고 경기가 둔화하면서 기업과 가계 모두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안고 있는 지난해 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은 총 3조1787억원으로 2023년 말보다 15.5% 늘었다. 연말 기준 무수익여신 잔액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수익여신은 기업이나 가계에 빌려준 대출의 원리금 상환이 연체된 것과 아예 이자가 계상되지 않은 대출을 합친 부실채권의 한 분류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른바 ‘깡통대출’로도 부른다. 이자 미계상 여신은 △부도업체 등에 대한 여신 △채무상환 능력악화 여신 △채권 재조정 여신 등이 포함된다.

이들 4대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2022년 말 2조2772억원, 2023년 말 2조7525억원 등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 기간 무수익여신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말(0.18%)이후 2023년 말 0.20%, 2024년 말 0.22% 등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기업대출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조1465억원으로 2023년 말(1조8867억원) 대비 13.8% 증가했다. 연말 잔액 기준으로 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부문 무수익여신 잔액도 작년 말 현재 1조321억원으로 1년 전(8660억원)보다 19.2% 늘었다. 가계부문도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한편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사건은 1940건이다. 전년도(1657건)에 비해 300건 가까이 늘어난 역대 최대치다. 그만큼 기업들이 경기부진과 고금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은행은 1월 “내수부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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