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내달 2일 수입차에 25% 관세”
승용차·경트럭 외에 엔진·변속기 등 부품에도 적용 … “글로벌 무역전쟁 격화”
관세부과 대상은 모든 수입 자동차이지만 주로 한국, 일본, 유럽, 멕시코, 캐나다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 세계적인 무역전쟁의 중대한 격화를 의미한다고 미 CNN은 평가했다.
미국 내 자동차 제조업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처로 인해 특히 자동차가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한국으로선 큰 타격이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오벌오피스)에서 행한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할 일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면서 “미국 해방의 시작(liberation day)”이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서 사업하면서 우리 일자리와 부를 빼앗아온 것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면서 “친구가 적보다 훨씬 더 나빴던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이것(이번 관세 부과)은 매우 얌전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 서명 전 기자들에게 “우리는 현재 2.5%의 기본 세율에서 시작해 25%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로 연간 1000억달러(약 147조원)의 세수 증가를 기대한다”고 말하면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텔란티스, 포드, 제너럴모터스 등 ‘빅3’ 자동차 회사들과 접촉해왔다고 밝히며, “그들이 미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면 기뻐할 것이고, 공장이 없다면 이제는 공장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는 내 임기 동안 계속 유지될 것”이라면서 “사실상 영구적(permanent) 조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이날 발표문을 내고 25% 관세가 △세단, SUV, 크로스오버, 미니밴, 화물밴 등 수입승용차 전반 △경트럭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부품, 전기전자 부품 등 주요 자동차 부품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다만,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 규정을 준수하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미 상무부 장관이 미 관세국경보호청(CBP)과 협의해 비미국산 부품에 대한 관세 적용 절차를 마련하기 전까지는 무관세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차량이 미국산이 아니더라도, 부품이 미국에서 생산됐다면 해당 부품에는 세금이나 관세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주 강력한 단속(policing)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동차 부품까지 관세 대상에 포함될 경우, 현재 평균 약 5만달러인 신차 가격이 수천달러씩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은 “모든 차량이 멕시코·캐나다산 부품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완전한 미국산 자동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시간 소재 싱크탱크 앤더슨 이코노믹그룹의 분석에 따르면, 부품에 관세를 매길 경우 미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이라도 생산비용이 대당 3500~1만2000달러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20일 집권 2기 출범 이후 부과한 3번째 품목별 관세다. 앞서 미국은 모든 무역 상대국에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과 철강·알루미늄으로 만든 파생상품에 미국 동부 시간으로 지난 12일 0시1분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자동차 관세 부과와 함께 당초 예고대로 국가별 ‘상호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할 계획임도 재확인했다. 그는 “모두가 수년, 수십년간 훔쳐 갔으나 우리는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사람들에게 매우 친절하게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우에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수십년간 미국에 부과했던 것보다 낮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매우 공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람들이 매우 즐겁게 놀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라면서 “사람들이 감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