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다시 투자자들 시야에 들어오고 있다”

2025-03-27 13:00:01 게재

MSCI 중국지수 올 16%↑

딥시크로 중국기술 기대감도

최근 몇 년간 외면받던 중국 주식이 다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한 기업 실적,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 그리고 베이징의 규제 완화 움직임이 배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골드만삭스 분석을 인용해 “중국이 다시 투자자 레이더망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골드만은 현재 중국 주식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2021년 초 시장 고점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올들어 17% 상승하며 대부분의 신흥 시장을 앞질렀다. 다만 본토 A주 지수의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0.5% 상승에 그쳤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홍콩 상장 중국 기업(H주)을 선호한 결과로 풀이된다. A주가 추후 따라잡을 여지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관련 대형주와 중형주를 아우르는 MSCI 중국지수는 2025년 들어 지금까지 16% 올랐다.

이런 분위기를 주도한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약진이다. 애버딘 인베스트먼트의 프룩사 이암통통 아시아태평양 주식 부문 부대표는 “딥시크는 여러 측면에서 게임 체인저였다”며 “비용 효율적인 AI 모델은 중국의 기술 및 인터넷 업계를 다시 자극해 새로운 투자와 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도 개선되며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책 대응 미흡으로 투자자 신뢰가 약화됐지만,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회복 조짐을 보이며 HSBC와 모건스탠리 등 금융기관들이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기업 친화적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점도 시장이 긍정적 신호로 읽고 있다고 WSJ는 풀이했다. 2021년 빅테크 산업을 강타했던 대규모 규제 압박이 최근에는 자취를 감췄으며, 시진핑 국가주석과 주요 민간 기업 CEO들이 직접 만난 사실 역시 규제 환경이 완화되고 있다는 정황으로 읽힌다는 것이다.

WSJ는 여기에 더해 텐센트, 샤오미, 알리바바 등 주요 중국 기업들의 2024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낙관론에 힘을 실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회복 흐름이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관세 정책, 중국 내 디플레이션 우려, 위축된 내수 소비는 여전히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미·중 간 정책 불확실성이나 지정학적 변수들이 다시 부각될 경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강세장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이주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