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전 부회장 “아워홈, 한화에 매각 우려”
“지분 계약 이행 전 이사회 승인 선행 안 돼”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아워홈 지분을 매각하는 사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28일일 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은 전날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아워홈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 참석해 아워홈 지분 매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전 임원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했다.
구 전 부회장은 “한화호텔앤리조트 계약 당사자는 아워홈이 아닌 매각 주주”라며 “현재 본건 계약은 계약 체결이 진행됐을 뿐, 계약을 이행하기 전 필요한 정관에 따른 기존 주주의 우선매수권 행사 절차 및 이사회 승인 등 필수 요건이 선행되지 않았으며 거래종결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화가 매각주주들로부터 주식을 양수하더라도 한화 및 그 계열사와 아워홈은 별개의 법인”이라면서 “아워홈의 이익과 한화의 이익은 엄격하게 구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전 부회장은 주주제안으로 아워홈 전 임원들에 대한 사내이사 선임안을 상정했지만 표결이 과반을 넘지 못해 부결됐다.
앞서 지난달 11일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이사회를 통해 아워홈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를 통해 구본성 전 부회장의 지분 38.56%, 구미현 현 아워홈 대표의 지분 19.28% 등 58.62%의 지분을 확보했다. 양수 금액은 8695억원, 1차 주식매매계약의 거래 종료일은 내달 29일이다.
아워홈 정관상 경영활동 관련 주요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 동의가 요구돼 추가 지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구 전 부회장과 구명진씨는 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우선매수청구권(동일 조건으로 우선 매수 권리)까지 가지고 있어 해당 지분 확보를 둘러싼 분쟁이 예상되고 있다.
2000년 설립된 아워홈은 고 구자학 회장에 의해 LG유통(현 GS리테일)에서 분리·설립됐다. 1984년 식자재 공급 사업으로 시작해 단체급식, 외식, 유통까지 사업을 확장하면서 급식업계 2위 업체로 성장했다.
구 전 부회장은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해 경영을 이끌어 오다 구본성 전 부회장과 여러 차례 ‘경영권 분쟁’을 겪은 후 지난해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구 전 부회장에 이어 대표이사에 오른 구미현 회장은 곧바로 기업공개(IPO)와 지분 매각을 동시에 추진했고, 결국 지난해 12월 한화 그룹에 매각을 본격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