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가계대출 예대금리차 갈수록 커져
지난달 1.30~1.47%p
예금금리 큰폭 하락
대출금리 찔끔 내려
주요 시중은행의 예금과 대출금의 이자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예금금리는 크게 내리고, 대출금리는 이보다 소폭 느리게 내리고 있어서다.
30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은행권 ‘예대금리차 비교’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이는 1.30~1.47%p로 집계됐다.

개별 은행별로는 NH농협은행 예대금리차가 1.47%p로 가장 컸다.
이어서 △신한은행 1.40%p △하나은행 1.40%p △KB국민은행 1.33%p △우리은행 1.30%p 등의 순이었다. 이들 은행 가운데 신한은행(-0.02%p)과 우리은행(-0.04%p) 두 은행만 1월에 비해 예대금리차가 소폭 줄었고, 나머지 은행은 격차가 더 커졌다. KB국민은행이 전달보다 0.04%p 더 벌어졌고, NH농협은행(0.01%p)과 하나은행(0.03%p)은 더 커졌다.
대체로 기준금리를 비롯해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빨리 내려 예대금리차는 줄어드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 금리 하락기에는 가계대출 급증 우려로 대출금리 하락폭과 속도가 더뎌지면서 이례적으로 예대금리차가 커진다는 분석이다.
실제 은행권은 3월 들어서도 예금금리만 줄줄이 낮췄다.
우리은행은 지난 24일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최대 0.30%p 내렸다. 하나은행도 26일 2개의 예금상품 기본금리를 0.30%p씩 인하했다.
신한은행도 28일부터 거치식예금과 시장성예금 등의 금리를 상품과 만기 등에 따라 0.05~0.25%p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의 이달 29일 기준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1년 만기 기준)는 연 2.80~3.05%로 하락했다.
사실상 이들 은행의 모든 정기예금상품 금리가 2%대로 주저앉았고, 유일하게 농협은행의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0.5%p의 우대금리를 적용해 최고금리가 3%를 넘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달 은행권에서 당국의 압박과 대출 경쟁 등을 이유로 가산금리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맞물려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다시 대출을 조이느라 금리를 낮추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예금상품 기본금리는 은행들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와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수시로 조정한다”며 “예금금리는 하락하고, 대출금리는 인하속도가 더뎌 예대금리차가 당분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5년 2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전체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대출금리와 수신금리의 차이인 예대금리차는 1.49%p로 전달(1.46%p)보다 0.03%p 커졌다.
예대금리차 확대는 6개월 연속 이어졌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