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상호관세 부과·공매도 재개 따라 증시 변동성 확대
‘더티 15개국’ 등 주요국 대응 주목 … 단기적 잡음 불가피
경기 침체 우려 속에 ISM 제조·서비스업 지수, 실업률 발표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 2500선 붕괴… 코스닥 2.8% 급락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표로 인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번 관세의 집중 대상인 ‘Dirty(더티) 15’ 국가들의 명단과 각 나라별 관세 부과 내용과 주요국들의 보복 조치 등 대응 여부가 주목된다.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와 고용보고서도 잇따라 발표된다.
특히 한국 증시는 17개월 만에 재개되는 공매도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 고지 여부 등 주요 이벤트를 치르며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피는 장중 2500선이 무너지고 코스닥은 2.8% 급락했다.
◆관세전쟁 본격화…실효 관세율 28%에 이를 수 있어 =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시장에 경고한 대로 높은 수준의 강력한 상호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다. 관세전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상호관세율과 더불어 어느 국가가 ‘더티 15개국’에 포함돼 더 높은 관세율을 부과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당초 예고했던 반도체, 의약품, 식료품, 목재 등에 대한 관세부과 조치가 실제 발표될지와 그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미 이달 12일 철강, 알루미늄 관세가 발효된 데 이어 지난 26일 발표한 수입 자동차 완제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는 다음 달 3일 발효될 예정이다.
또한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를 1개월 유예한 시한이 2일로 도래한 가운데, 시장은 트럼프의 관세 강행 여부와 캐나다, 멕시코 등의 보복 조치 여부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일 대미 1단계 관세를 연기해 2단계 관세 일인 다음 달 13일에 합쳐 시행을 예고한 상황에서 2일 미국의 관세와 3일 자동차 관세까지 포함해 추가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최악의 경우 실효 관세율이 28%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호 관세 시행에 따른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관세로 인한 각종 가격인상이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경기둔화 압력을 높일 것이고 비미국 경기 역시 대미 수출 둔화 리스크에 노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강온 양면 전략도 계속되고 있다. 상호 관세 발표 이후에는 협상을 통해 일부 국가에 대해 관세가 하향 조정되고 관세 면제 혜택도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시장 일각에서는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해석했다.
◆실업률 상승 전망…경기둔화 우려 높일 듯 = 이번 주에는 미국의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서비스업 지수와 3월 고용보고서, 실업률 등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라 예정돼 있다.
1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3월 ISM 제조업 PMI 시장 전망치는 49.8로 2월(50.3pt)보다 낮게 나올 것으로 형성됐다. 지난 1월 50.9로 상승하며 2022년 10월 이후 처음 확장과 위축 기준선인 50을 돌파한 후 2월 50.3으로 하락한 후 이번에 추가 하락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3월 ISM 서비스업 PMI는 전월 53.5에서 2개월 연속 상승할지 관심이다.
이날 발표되는 미국의 2월 무역수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관세를 앞둔 대규모 수입에 따라 작년 12월 ‘-984억달러’로 급감한 이후 올해 1월 ‘–1314억달러’로 역대 최대 적자를 나타낸 바 있다. 실업률은 2월 4.1%에 이어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평균임금 증가율은 2월 4.0%에서 추가 감소할지 관심이다.
경제지표 외에도 이번 주에는 연방준비제도 주요 인사의 연설도 잇따라 예정되어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1일),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2일),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ㆍ리사 쿡 연준 이사(3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마이클 바 연준 이사·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4일) 등이 공개석상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특히 고용보고서가 나오는 4일에 파월 의장은 비즈니스 저널 컨퍼런스에서 ‘경제 전망(Economic Outlook)’을 주제로 발언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가 최근 고물가 속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 우려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건이다.
◆공매도 재개·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 공매도가 재개된 첫날 증시는 폭락하고 환율은 상승했다.
이날 오전 전 거래일보다 1.74% 떨어진 2513.44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오전 9시 26분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6.03포인트(2.58%) 내린 2491.95로 하락폭이 커졌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2,500선을 하향 이탈한 것은 지난달 10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287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이 1883억원, 318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8.18포인트(2.61%) 내린 675.63에서 거래 중이다. 장중 2.8%까지 하락했다. 이시각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195억원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35억원, 158억원 순매수 중이다.
최근 공매도 선행 지표로 통하는 대차잔고가 늘어난 종목인 포스코퓨처엠(-6.61%), 엘앤에프(-7.73%), 유한양행(-5.18%) 등이 큰 폭으로 내리고 있다.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큰 종목으로 거론된 에코프로비엠(-6.57%), 에코프로(-8.8%) 등 이차전지주의 낙폭이 두드러진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수급적인 측면에서 일시적인 주가 왜곡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벤트”라며 “외국인의 반도체, 방산 등 특정 업종의 집중 공매도로 지수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단기적으로는 이자천지, 바이오, HBM, 등 지난주 기준 대차잔고 증가율이 높은 업종들은 공매도의 타깃이 될 것이라는 심리적인 불안감이 일시적인 수급 변동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1원 오른 1470.6원에 출발했다. 개장가가 1470원을 넘은 것은 지난 1월 13일(1473.2원) 이후 두 달 반 만이다.
시장은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와 상호 관세 부과에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자극되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장기화로 원화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점도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환율시장은 약달러 구도가 이어지는 등 달러 약세에도 원달러환율은 상승했다”며 “한국 CDS프리미엄은 연말 비상계엄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정치 불확실성이 3개월가량 이어지며 점차 국내 고유 리스크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