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노르웨이 통화, G10국가 중 ‘최고 상승’

2025-04-01 13:00:04 게재

유럽 경제회복 기대감속

인기 투자수단 떠올라

글로벌 외환 시장에서 스웨덴 크로나(SEK)와 노르웨이 크로네(NOK)가 주요 선진국 통화(G10) 중 가장 우수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이 경제 회복 기대감에 유럽으로 투자 방향을 전환하면서, 스칸디나비아 통화가 이른바 ‘스테로이드를 맞은 유로화’로 간주돼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크로나는 올 들어 미국 달러 대비 10% 이상 상승해 2010년 이후 가장 큰 분기 상승폭을 기록했다. 노르웨이 크로네 역시 8% 이상 올라 2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화를 앞서는 G10 통화 중 최고 수준의 성과로, 투자자들은 스칸디나비아 지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과 독일 등 유럽 주요국들의 확장적 재정정책이 가져올 경기 상승에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카말 샤르마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외환 전략가는 “스칸디나비아 통화는 단순히 스테로이드에 걸린 유로화”라며 “독일의 대규모 재정 지출 계획이 유럽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고, 이는 국방 부문 비중이 큰 스웨덴에 특히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와 노르웨이의 스페어방크1 마켓에 따르면, 스웨덴은 지난해 무기 수출에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무기 수출국인 프랑스에 근접한 수준을 기록했다. 스웨덴 정부는 2030년까지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3.5%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상태다.

노르웨이의 경우, 크로네 강세에는 방위산업뿐 아니라 철강 및 알루미늄 등 산업재 수출이 유럽 내 인프라 확장 수요로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이번 상승은 크로네가 지난해 달러 및 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에 근접했던 상황에서 반등한 것으로, 팬데믹 초기의 급락을 제외하면 이례적인 흐름으로 평가된다.

스페어방크1 마켓의 외환 전략가 데인 체코프는 “최근 몇 주 동안 통화 가치의 반등은 매우 두드러졌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국제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들었던 반면,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은 안정적인 재정 전망과 양호한 정치환경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끌어냈다”고 진단했다.

BofA는 내년 스웨덴과 노르웨이의 경제성장률을 각각 1.8%와 1.5%로 예상하는 반면, 유로존 성장률은 1.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의 기대는 주식시장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스웨덴의 대표 방산업체 사브(Saab)는 연초 이후 주가가 70% 이상 급등했으며, 노르웨이의 방산업체 콩스베르그 그루펜도 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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