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기업 노키아가 양자기술 회사로 변했다고?
서울시-핀란드 양자기술 협력
글로벌 양자기업과 포럼 개최
한때 전세계 1위 휴대폰 판매기업이었던 노키아가 양자산업 전문 기업으로 변신했다.
물리학과 초전도체 분야에서 축적한 성과를 바탕으로 AI와 함께 차세대 핵심 기술로 꼽히는 ‘양자 산업’ 분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서울시는 3일 동대문구 바이오허브에서 ‘서울-핀란드 퀸텀 이노베이션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서울시와 주한핀란드대사관 미래양자융합포럼 키스트(KIST.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서울시가 핀란드의 양자기술 육성 정책과 기술 현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포럼에는 양자컴퓨터 상용화기업 IQM, 불루포스, 노키아 등 핀란드 주요기업과 기관 12곳이 참석했다. 불루포스는 전 세계에 연구용 극저온 냉각장비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이다. 한국에 43대를 포함해 전세계에 1400대 이상 시스템을 납품한 관련 분야 상위 기업이다. 휴대폰 강자였던 노키아는 트랜지스터 개발 및 통신 기술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양자 통신과 양자 암호, 최적화 기술 등 양자 분야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노키아코리아 관계자는 “노키아의 벨 연구소가 받은 10개의 노벨상 가운데 4개가 양자 연구와 관련된 것”이라며 “노키아의 기술이 학계 정부 산업계를 잇는 허브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핀란드와 한국 사이 양자협력은 이미 진행 중이다.핀란드 기업 IQM은 올해 초 충북대학교와 함께 아시아 최초의 상업용 양자컴퓨터를 구축했다. 향후 양자 기술 연구와 교육에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양자기술 육성을 위한 정책적 기반 마련과 실행에 속도를 낸다는 목표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양자 기술은 AI, 바이오와 함께 미래기술의 ‘3대 게임 체인저’로 꼽히며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라며 “양자 기술 산업 육성 조례 제정을 필두로 다가올 퀸텀 시대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1월 서울시는 양자산업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근거로 연말까지 90억원을 집중 투입한다.
지난해 세계 양자 기술 시장 규모는 약 15조1848억원이다. 하지만 연평균 21.3%라는 가파른 성장세 덕분에 오는 2031년에는 시장 규모가 58조605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양자통신과 양자 센싱(sensing)은 이른 시간 안에 상용화 가능성이 높으며 양자컴퓨팅의 경우 통신 및 센싱 기술과 상호 연계를 통해 점진적으로 산업 전반에 폭넓게 확산될 전망이다.
아울러 시는 양자 기반 기술을 가진 서울 소재 중소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난해 신설한 서울형 R&D 양자분야 지원사업을 올해 더 확대한다. 양자기술 사업화 촉진을 위해 키스트와 지난해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인 서울퀸텀캠퍼스도 계속 운영한다. 양자산업 육성을 위한 거점 공간도 육성한다. 홍릉 R&D지원센터를 활용해 2027년 상반기 개관을 목표로 가칭 ‘양자기술융합지원센터’를 다음달 착공한다. 오는 10월에는 인공지능 바이오 금융산업에서의 양자기술 응용 사례를 공유하고 서울의 양자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하는 ‘서울퀸텀플랫폼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80여개의 양자기술 관련 기업이 있다. 양자표준기술 전문기업 ‘SDT’ 슈퍼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장점을 결합한 기술을 선보이며 양자화학 분야에서 활약 중인 ‘큐노바’ 단광자 검출 센서에 대한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지율주행에 필수인 고해상도 센서를 제작하는 ‘트루픽셀’ 등이 대표적이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