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받은 관심·사랑에 보답하고파”
성남시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첫 월급 전액 산불피해 기부
경기 성남시 소속 북한이탈주민 공무원 A씨가 첫 월급 전액을 최근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기부해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4일 성남시에 따르면 A씨는 기부금과 함께 보낸 편지에서 “대한민국에 벽돌 하나 쌓은 적 없고 나무 한그루 심어본 적 없는 제가 잘 살아갈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이라며 “고향도 다르고 아무 인연도 없는 사람들이 저희와 함께 웃어주고 아파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좋은 땅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꼭 이런 귀한 사랑에 보답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대형 산불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여러 공무원들이 귀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 보탬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첫 월급을 기부한다”고 덧붙였다.
A씨의 기부금은 성남시 공무원노동조합을 통해 산불 피해 이재민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6년 전 홀로 대한민국에 정착, 낯선 환경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이 삶을 일궈온 그는 지난해 12월 성남시에 2년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현재 시청 소속으로 사회복지 분야 상담과 북한이탈주민 지원 및 고충상담 등을 맡고 있다.
성남시는 생활 기반이 부족한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이들과 지역사회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부터 북한이탈주민 출신 공무원을 채용하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삶의 무게를 누구보다 깊이 견뎌낸 한 분의 의미 있는 기부에 고개가 숙여진다”며 “도움을 받던 사람이 이제는 돕는 사람으로 나아간 이 따뜻한 손길이야말로 우리가 지향하는 공동체의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