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오만 통해 미국과 핵협상 시작 가능”
긴장고조속 ‘간접 대화’ 제안
이란이 중동의 이웃 국가 오만을 중재자로 지정해 미국과의 간접 핵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이란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동의한다면 핵협상이 곧바로 시작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를 통해 미국의 협상 의지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란 정부는 최근 이라크,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튀르키예, 바레인 등 인접 국가들에게 미국의 군사행동을 지지하거나 미군의 영공·영토 사용을 허용할 경우 이를 명백한 적대행위로 간주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란은 중동 지역 내 군사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며 자국 안보를 전면에 내세웠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란에 대해 “합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있을 것”이라며 최대 압박 전략을 거듭 강조했다. 동시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에게는 핵협상에 응하라는 서한을 전달하며 2개월의 시한을 제시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경제 제재를 지속하며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가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제재를 복원한 정책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이란은 이를 고려해 미국의 협상 요구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동등한 입장에서만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전날 성명을 통해 “이란은 평등한 위치에서 건설적인 대화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