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충격 확산되자 각국 정상들 긴급 대응

2025-04-08 13:00:08 게재

이시바·네타냐후, 트럼프 접촉

중국은 통화완화 방안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글로벌 금융 시장 폭락에도 고강도 관세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확인되자 주요국 정상들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급박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자국의 대미 투자를 강조하고 나섰으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직접 찾았다. 이시바 총리는 7일 오후 9시쯤부터 약 20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상호관세’ 조치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NHK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은 미국에 막대한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고용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 일본에 부과한 24%의 상호관세 조치를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는 “가능한 한 빨리 방미해 직접회담을 나누고 싶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상호관세 문제를 논의했다.

중국 당국은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지급준비율·기준금리 등의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적절한 타이밍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이 대미 수출이 막힌 상황에서 다른 나라로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리자 주요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관세 전쟁을 촉발한 미국 역시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는 최근 ‘피를 보게 될 것(There will be blood)’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기존 40%에서 60%로 높였다. 바클레이즈도 “현 경제 신호는 미국 경제에 심각한 도전이 다가오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9일까지 상호관세가 철회되지 않으면 미국과 유럽연합은 경기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0.1%로 하향 조정했으며, UBS는 0.4%로 줄였다.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면서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 인하 폭과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에게 금리를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신규 데이터의 변화를 고려하고, 위험 수준 등을 충분히 지켜본 뒤 통화정책을 고려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징후가 뚜렷해지는 만큼 연준이 예상보다 일찍 통화정책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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