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6대 대응조치’ 흘리며 “정면 대응”
트럼프 "104% 관세" 위협에
"반드시 끝까지 싸우겠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 추가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중국이 “괴롭힘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공격→보복→재공격’이라는 악순환에 빠져들며, 한치의 양보 없는 치킨 게임에 돌입했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상호관세 등으로 54%까지 관세율이 높아진 상황에서 50%를 더하면 관세율이 104%까지 올라가게 된다.
중국 상무부는 8일 미국이 격상한 관세 조치를 이행하면 중국은 단호히 반격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추가로 관세를 높이겠다는 건 “잘못에 잘못을 더한 것”이라며 “미국 쪽 협박의 성격을 다시 한 번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 류펑위는 “미국이 ‘상호주의’라는 이름으로 패권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은 다른 나라의 합법적 이익을 희생하고 자신의 이기적인 이익을 도모하며 국제 규칙보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고집스럽게 관세전쟁, 무역전쟁을 하려 들면 중국은 반드시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미국산 농산물에 고율 관세 추가 △중국 활동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조사 △미국 영화 수입 축소·금지 등을 포함한 ‘6대 대응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린젠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인터넷상 발언에 관해 논평하지 않는다”면서도 추가 대응 검토를 전면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우리는 계속해서 단호하고, 강력한 조처를 해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에서 관세 엄포를 “정치적 협박”이라고 규정하며 “이겨낼 능력을 갖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산업시스템과 기술적 자율성이 개선됐고, 국내 시장과 경제구조의 최적화를 비롯해 다자간 무역과 파트너십이 다양해졌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사실상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겠다는 얘기다.
왕야오징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의 대응책은 글로벌 다자간 무역 생태계를 훼손하려는 행동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보여준다”면서 “중국의 대응책은 잘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테슬라 등 중국 내 20여개 미국 기업 경영진을 불러 미국의 과도한 관세 부과에 단호한 조치를 취해 대응하고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경기 부양과 시장 안정책을 조기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미 재정적자율을 역대 최고 수준인 4% 안팎으로 정했고, 지준율이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열어 놓은 상태라 미국의 움직임을 보고 대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수출비중은 중국총생산(GDP)의 약 19.7%를 차지해 2006년에 36%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