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년새 아이폰 인도 생산 60% 늘려

2025-04-14 13:00:43 게재

미중 관세전쟁에 ‘탈중국’

애플이 지난 1년간 인도 내 아이폰 생산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지난 3월 기준 최근 12개월 동안 인도에서 220억달러(약 31조원·공장 출고가 기준) 상당의 아이폰을 조립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년 대비 거의 60% 증가한 생산량이다.

인도 기술부 장관은 같은 기간 애플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 중 1조5000억루피(약 25조원)어치를 외국으로 수출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 생산량의 20%를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고 나머지 80%는 중국에서 생산한다.

최근 인도에서의 생산량 증가는 애플과 그 협력업체들이 중국에서 인도로의 생산기지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애플의 가장 큰 중국 내 공장이 심각한 생산 차질을 빚었을 때 시작된 과정이다.

또한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달부터 상호 관세를 피하기 위해 아이폰 약 150만개, 600톤 분량을 화물 제트기에 실어 인도에서 미국으로 긴급 공수했다.

인도에서 미국으로의 아이폰 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상호관세 계획을 발표한 후 가속화했다. 지난 1년간 애플의 아이폰 인도 생산 및 수출은 급증했다.

애플은 지난 6일 미국 고객을 위해 인도 공급망에서 생산된 아이폰을 우선적으로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일 스마트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펜타닐 문제를 이유로 중국에 가해진 별도의 2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라, 인도 생산 아이폰이 미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하지만 인도 생산 아이폰에 상호관세가 완전히 면제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13일 스마트폰, 반도체, 컴퓨터에 상호 관세는 적용되지 않으나, 다음 달이나 다다음 달에 예정된 반도체 별도 관세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중국 누적 관세가 145%로 유지되는 탓에, 애플 같은 기업들은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애플은 공급업체가 약 200개에 이르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아, 다른 국가로의 생산지 이전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아이폰을 미국에서 생산하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장치 생산에 필요한 시설 및 노동력 부족 등의 요인들 때문에 생산지를 미국으로 곧바로 이전할 가능성은 낮다고 블룸버그는 관측했다.

애플은 현재 티타늄 프로 모델을 포함한 모든 아이폰 제품군을 인도에서 조립하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 8%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도 내 매출은 2024 회계연도에 약 80억달러(11조4000억원)에 달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