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압도적 정권교체’ 시동 …“국민의힘 지지층까지 끌어 모아야”
찬탄 대 반탄 구도 강화 … 극우 제외한 ‘탄핵연대’ 통합 시도
야 5당 원탁회의 재가동 … ‘투표율 70%·득표율 60% 돌파’ 목표
조국혁신당, 공동선대위 요구 … “민주당 많이 내려놓고 나눠야”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종식을 위해서는 ‘압도적인 승리’가 절실하다고 보고 있다. 압도적인 승리는 투표율 70%대로 기존보다 떨어지지 않고 득표율은 탄핵 찬성 비율인 60%를 넘어서는 것을 의미한다.
민주당 지지층을 포함한 진보진영에 중도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보수진영까지 ‘찬탄’의 이름으로 묶을 수 있어야 가능한 수치다. 민주당과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으로 지지를 주저하거나 철회한 유권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민주당과 민주당 후보로 유력한 이재명 후보가 기득권을 어느 수준까지 내려놓을 것이냐가 주목받는 이유다.
14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압도적인 승리를 해야 내란종식이 가능하다”며 “탄핵에 찬성했던 60%이상의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고 7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해야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까지 전화면접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5명을 대상으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지를 물어본 결과 69%가 잘된 판결이라고 했다. ‘잘못된 판결’이라는 답변은 25%였다.(7%는 의견 유보)
‘잘한 판결’이라고 보는 유권자 중엔 민주당 지지자가 절반을 겨우 넘는 58%였고 그 뒤로는 국민의힘 지지자 10%, 조국혁신당 지지자 5%, 개혁신당 지지자 4%였다. 무당층이 19%였다.
‘장래 지도자’로는 윤 대통령 파면을 찬성한 유권자 중 54%만 이재명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한동훈, 유승민에 각각 3%, 안철수 이낙연 홍준표에 각각 2%씩 지지를 표했다. 30%가 ‘의견 유보’ 입장을 냈다.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는 중도층, 무당층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이나 국민의힘 예비후보 지지자들까지 포섭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율은 41%, 민주당 예비후보인 이재명 전 대표를 ‘장래 지도자’로 지목한 유권자 비율은 37%에 그쳤다.
한국갤럽은 “헌재 선고 직전인 지난주 보수층에서의 탄핵 찬반이 22% 대 74%였던 것을 고려하면, 그들 중 일부는 선고 결과를 수용한 것으로 읽힌다”며 “국회에서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직전인 지난 12월 10~12일 탄핵 찬성 75%, 반대 21%였지만, 올해 1월 7~9일 64% 대 32%로 한 달 사이 여론이 급변했으며 이후 매주 찬성 57~60%, 반대 34~38% 사이를 오르내렸다”고 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의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탄핵 선거 연대 성공할까 = ‘탄핵 연대’ 시도가 이번 주부터 시동을 건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주에) 혁신당, 민주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개 정당이 참여하는 ‘내란 종식 민주 헌정 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를 열고 그동안 합의해온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김동연 김경수 김두관 등 민주당 경선주자들은 공동정부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문재인정부 운영 과정에서도 촛불혁명에 함께 했던 세력이 연대해 국정 운영에 참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단계부터 촛불혁명에 참여했던 정치 세력과 시민사회가 함께하고, 거기서 정책을 논의하고 합의해서 내각 구성도 공동으로 하는 등 연정으로 출범했더라면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이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때 하지 못했던 촛불 연정을 이번에는 반드시 빛의 혁명에 참여했던 세력들이 공동으로 연정을 통해서 대한민국의 사회 대개혁, 국가 대개조를 함께 추진해나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야 5당 원탁회의에서 어느 정도까지 합의내용을 만들어낼 것이냐가 관건이다.
이재명 캠프 핵심관계자는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최대한 내려놓고 소수정당 등에 줘야 한다”며 “압도적 승리 없이는 내란종식이 어려워 집권을 하더라도 국정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호감도를 낮춰라 = 민주당의 또다른 과제는 민주당과 이 후보의 비호감도를 낮추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반탄’으로 갈수록 진영간 갈등이 강화될 수 있어 민주당은 ‘찬탄’에 집중하면서도 중도, 청년 등에 호소할 만한 정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의 거친 말과 행동을 자제하도록 경계령을 내리고 이 대표엔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명계 핵심관계자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 말과 행동을 절대 경계해야 하고 이 후보에게도 강경한 발언 한 번이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전달했다”며 “중도층, 청년층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지금까지 해온 중도전략 등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투표율 하락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민주당엔 부담이다. 국민의힘에서 ‘찬탄’ 후보가 나올 경우 보수진영의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고 반이재명 정서로 중도층이나 진보진영에서도 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대선투표율이 70%대(16대 70.8%, 18대 75.8%, 19대 77.2%, 20대 77.1%)를 기록하던 중 17대 대선에서 민주당에서 ‘약체’ 정동영 후보를 내면서 63.0%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