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중 관세 갈등 완화 여부…주요국 협상 과정 주목
IMF 세계 경제 전망 큰 폭 하향 예상
연준 베이지북·한국 1분기 GDP 속보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갈등 완화 여부와 한국 등 주요 국가와 관세 협상 과정에 주목할 전망이다.
미국의 고관세 폭탄으로 전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춘계총회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이번 주에 열린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전망을 큰 폭으로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G20 회의에는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미국의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주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잇따르는 가운데 경제지표로는 연준 베이지북과 주요 지역 연은의 서비스·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테슬라, 알파벳 등 M7 실적 등이 발표된다. 한국에서는 1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와 SK하이닉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등 주요 기업 실적이 나온다.

◆미·중 양국 간 기싸움 지속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모두 대화 용의는 밝히고 있지만 양국 간 기싸움이 이어지며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미 무역대표부기 중국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들에 입항 수수료 부과를 공식화하는 등 미중 강대강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과 대화 중”이라는 발언에도 중국은 직접 대응은 자제하고 오는 2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미 비난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양국 움직임이 주목된다.
미국이 제시한 5개 최우선 협상 목표 국가에 포함된 우리나라도 이번 주 미국과의 협상을 개시한다. 한국에서는 경제부총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관세 협상을 진행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 상호 관세 유예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초 예고했던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별 관세를 발표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올해 세계 성장률 2%대 후반까지 낮아질 수 있어= 22일(현지시간) IMF는 세계 경제전망(WEO)을 발표한다. 지난 1월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3.3%로 0.1%p 상향하고 내년엔 3.3%로 유지했지만 이번에는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지난주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도 트럼프의 대규모 관세로 인해 상당폭의 하향 조정을 시사한 바 있다.
관심은 하향 조정 폭이다. 미국(종전 2.7%), 유로존(1.0%), 중국(4.6%) 전망치가 낮아지고 이외 다른 나라들도 동반 하향되어 올해 성장률이 2%대 후반까지 조정될 위험이 있다.
21일부터 26일까지 워싱턴에서는 IMF·세계은행 춘계총회가 열린다. 이번 행사의 초점은 트럼프 관세전쟁과 이에 따른 세계 경제 영향이다. 이외 공공부채, 금융 안정성, 고령화 경제, 저소득국가 지원, 고물가 시기의 통화정책, 인공지능 영향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23~24일에는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개최된다. 세계 경제, 최근 관세 등 현안 이슈, 금융 안정, 성장 촉진 정책 등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경기둔화에 따른 업황 전망 주목 = 연준 베이지북과 주요 지역 연은의 제조업 PMI, 연준 인사들 발언 등도 중요하다.
연준의 베이지북은 23일(현지시간) 발표된다. 지난 3월 12개 지역 중 6개는 정체, 4개는 완만 또는 적당한 성장, 2개는 약간의 위축을 보였다고 평가한 이후 이번 변화에 관심이 모아진다. 베이지북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진지하게 보는 보고서로 미국 경제활동 수준을 알려준다.
22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4월 미국 서비스업·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나온다. 특히 미국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업에 주목해야 한다.
25일에는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가 나온다. 대표적인 소프트 데이터 지표로서 미국 소비자의 경기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도 보고서에 담긴다.
주요 기업실적도 대거 발표된다.
뉴욕 주식시장은 매그니피센트 7(빅테크 탑7) 종목 중 처음으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테슬라(23일)와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25일)의 실적 결과를 주시하며 움직일 전망이다. 현재 테슬라는 고점대비 -44%, 알파벳은 -27%를 기록하는 등 4월 초 폭락 이후 주가 반등에도 아직까지 약세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다. 이외 인텔과 보잉, 머크 등 대형 기업들도 실적발표를 한다. 1분기 실적과 함께 관세, 경기 둔화에 따른 업황 전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의장 간 신경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연준 주요 인사의 발언도 잇따른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이상 22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이상 23일), 카시카리 총재(24일) 등이 발언이 있다.
◆한국 1분기 성장률 역성장 우려 = 한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24일 1분기 경제성장률 속보치가 발표된다. 시장 전망치는 작년 3~4분기와 같은 0.1%(전기대비)로 예상되지만 일부 기관에서는 역성장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며 “현재 시장 전망은 역성장이 아니지만 국내 정치 불확실성 장기화, 대형 산불, 고성능 반도체 수요 이연 등을 고려할 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3일에는 한국 4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발표된다. 작년 12월 88.4에서 올해 2월에는 95.2까지 반등했으나 3월 93.4로 반락한 가운데 이번 수치에 관심이 모아진다. 24일 4월 기업심리지수(3월 86.7)도 2개월 연속 반등할지 주목된다.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인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21일 LS ELECTRIC, 22일 HD현대일렉트릭, 23일은 삼성바이오로직스, LG이노텍, 24일 SK하이닉스, 현대차, HD현대중공업, KB금융, 삼성SDI, LG디스플레이, 한화솔루션, 금요일 기아, 신한지주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달러 4주 연속 하락…유로·엔화 강세 = 한편 달러화가 99선에서 등락하며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상호 관세로 인한 증시 불안과 미중 갈등 격화,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 간 신경전 등이 달러화 약세 흐름을 만들고 있다”며 “하지만 미중 갈등 격화 및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등의 영향으로 원화 가치는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박스권 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로화는 강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경우 지난해 6월 첫 금리 인하 후 7번째, 지난해 9월 이후로는 연속 6번째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유로화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상호 관세 충격이 여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로 경제에 제한적인 동시에 달러화 약세 현상도 유로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
엔화 가치도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엔화 가치는 미-일 재무장관이 엔저 시정 등을 협의하는 회담 개최를 조정 중이라는 소식 등에 강세 폭을 확대했다. 위안화 가치는 약보합을 기록하는 중이다. 미국의 대중국 고율 상호 관세 시행에 이은 반도체 수출 규제, 중국 선박에 대한 항만세 도입 등 대중국 압박 수위 고조 등으로 위안화는 달러 약세에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박 연구원은 “이번 주 개최될 G20 재무장관 회담에서 상호 관세 및 달러화와 관련한 논의 여부와 함께 미일 및 한미 재무장관 회담에서 엔 및 원화에 대한 언급이 있을지가 주요 변수”라며 “미일 재무장관이 상호관세와 관련하여 엔저 현상 시정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미일 재무장관 회담 결과와 이후 외환시장의 반응을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