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월 해임 압박 … 다우·나스닥 2.5% 급락

2025-04-22 13:00:56 게재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 달러가치 3년 만에 최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압박하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에 투자금 이탈이 지속되면서 달러 가치는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값은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 증권 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에서 변동성이 심한 한 주를 보낸 후, 다우지수는 월요일 9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마감했다. AFP/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의장에 대한 강력한 비난과 금리인하 압박으로 전 업종이 약세를 보이면서 2%대 급락(다우 -2.5%, S&P500 2.4%, 나스닥 –2.6%)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 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이자, 중대 실패자(a major lose)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경기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글을 올렸다. 파월 의장을 ‘최대 실패자’로 지목하며 즉각적인 금리인하를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에도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면서 사퇴 압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관련 자산에 대한 전방위적인 매도세가 나타나는 ‘셀 아메리카’ 흐름이 강해졌다. 법적으로 미국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할 권리는 없지만 트럼프와 파월 의장의 갈등격화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키우며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큰 하락세를 보였다. 테슬라는 5.96%, 엔비디아는 4.51% 급락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여기에 테슬라, 알파벳 등 M7 실적이 주 중반부터 순차적으로 예정되어 있다는 점도 미 증시의 취약성을 높이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 시장은 기업 실적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관세로 인해 실적 가시성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은 투자자금의 미국 자산 이탈과 함께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장중 97.9까지 저점을 낮추며 2022년 3월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 국채 가격은 주가와 동반 하락(국채금리 상승)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41%로 전일 대비 9bp(1bp=0.01%p) 올랐다. 안전자산으로서의 달러화 지위에 의구심을 보인 투자자들이 미국채를 매도하면서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화 약세를 초래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 속에 달러화로 표시되는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금 현물 시세는 이날 장중 온스당 3430달러선으로 고점을 높이며 최고치 기록을 다시 썼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는 “파월 의장의 해임은 연준의 안정성과 세계 금융 초석에 대한 기대 상실로 이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초래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