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선 2라운드 4명 압축…반탄-김문수·홍준표, 찬탄-안철수·한동훈 구도

2025-04-23 13:00:42 게재

김·홍, 한덕수 권한대행 출마 시 단일화 입장 엇갈려

안·한, 윤석열 전 대통령 거취 문제 두고 선명성 차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1차 경선에서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4강에 올랐다. 탄핵에 반대했던 김문수 홍준표 후보와 탄핵에 찬성한 안철수 한동훈 후보 4명으로 압축되면서 2차 경선은 탄핵 찬반의 2대 2 구도로 형성됐다.

찬탄(탄핵찬성)파에서 1명, 반탄(탄핵반대)파에서 1명이 결선에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비슷한 성향의 지지층을 가진 김·홍 후보와 안·한 후보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상대의 표심을 끌어와야 할 상황에 놓였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2차 경선에 진출할 4명의 후보를 발표했다.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가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김 후보와 홍 후보는 ‘계엄은 잘못됐지만 탄핵까지 갈 문제는 아니었다’는 인식을 같이 하고 있어 보수 지지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두 후보간 입장 차가 드러나는 부분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 시 단일화 여부다.

최근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한 대행이 범여권 주자들 중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수 표심 공략에 있어 한 대행과의 관계 설정이 중요해졌다. 한 대행을 ‘보험’으로 둔 김 후보가 표심 공략에 성공할지 선을 긋고 있는 홍 후보가 2차 컷오프를 통과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후보 측은 진작부터 한 대행과의 연대 의사를 표명했고 홍 후보 측은 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김문수 캠프 김재원 공보미디어총괄본부장은 23일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설사 우리가 본선에서 승리해서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 하더라도 또 보수진영에서 누가 나온다면 먼저 단일화를 해서 함께 가자고 할 것이다 이런 것이 근본 입장”이라고 말해 한 대행과의 단일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반면 홍준표 캠프 유상범 총괄상황본부장은 같은날 MBC 라디오에서 “한덕수 단일화라는 것은 한덕수 출마가 확정됐을 때가 논의가 돼야 된다”면서 “나오시지 않았는데 지금 단일화 협상을 할 거다, 이렇게까지 말씀드리기에는 너무 앞서 나간 부분이 있다”면서 단일화 여부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

‘계엄 반대, 탄핵 찬성’ 입장을 같이 했던 안 후보와 한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 거취 문제를 두고 강약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안 후보는 파면당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반면 한 후보는 로우키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 부분이 중도 표심에 어떤 영향을 주는냐에 따라 2차 경선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 후보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야만 당이 하나로 뭉칠 수 있고 승리의 가능성도 열린다”면서 “당의 혁신과 대선 승리를 위해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22일에는 “탄핵당한 정당의 중진으로서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면서 파면된 윤 대통령과 확실하게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이번 탄핵 국면에서 당에서 ‘배신자 프레임’에 갇힌 한 후보는 최근 들어 윤 전 대통령 탄핵, 탈당 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23일 KBS 라디오에서 한 후보는 1차 경선 통과에 대해 “우리 당이 계엄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는 마음이 많은 국민들의 의지로서 모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안 후보와는 달리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지난 17일 열린 국민의힘 경선 미디어데이에서 한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출당 등 조치를 묻는 질문에 자신이 당 대표 시절 윤 대통령이 대통령 신분일 때 당 윤리위를 열어 제명하자고 했었다고 답하면서 당장의 조치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 50%·국민 여론조사 50%’로 2차 경선을 진행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순위자 간에 최종 경선이 치러진다. 2차 경선 결과는 29일에 발표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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