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미사일방어 ‘골든 돔’ 유력후보

2025-04-25 13:00:00 게재

전통 방산업체에 도전장

팔란티어·안두릴과 참여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골든 돔(Golden Dome)’ 미사일 방어망 구축 프로젝트의 핵심 계약을 따낼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로이터통신 1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의 로켓·위성 기업 스페이스X는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와 드론 제작사 안두릴과 손잡고 골든 돔의 핵심 부문 입찰에 나섰다. 국방부는 스페이스X 그룹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행정명령을 통해 미사일 공격을 “미국이 직면한 가장 치명적인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다. 스페이스X는 지난 5년간 수백 기의 정찰 위성과 시제품을 발사했으며, 이들을 전용 방어 시스템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다만 스페이스X 컨소시엄에 대한 국방부의 긍정적 기류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식통은 골든 돔의 구조와 최종 선정 기업은 향후 몇 달 동안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스페이스X, 팔란티어, 안듀릴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와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나 지구 궤도를 도는 400~1000여기의 위성을 통해 미사일을 탐지하고 추적하는 계획을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골든 돔은 적 미사일을 요격할 미사일 또는 레이저 무장 위성 200기도 배치할 예정이다.

하지만 머스크는 로이터의 이런 보도 내용을 전하는 엑스(X·옛 트위터) 게시물에 댓글로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썼다.

스페이스X가 골든 돔 계약을 따낸다면 실리콘밸리로선 방위 산업 최대 성과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록히드마틴, 노스럽그러먼, 보잉 등 기존 방산업체들도 여전히 유력한 경쟁자로 남아 있으며, 국방부는 현재 180개 이상의 기업으로부터 골든 돔 개발 참여 의사를 접수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이들 중 일부 기업으로부터 능력을 보고받았다.

로이터는 과학자단체인 ‘책임 있는 과학자 모임(UCS)’의 로라 그레고 연구국장을 인용해, 골든 돔 방어망 구상이 “비효율적이고 취약하며, 지나치게 많은 비용이 드는 잘못된 구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이 한 번에 여러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면 이 방어 시스템은 감당하지 못하고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방어망을 제대로 갖추려면 수만 기에 달하는 위성이 필요할 수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우려했다.

스페이스X는 ‘커스터디 레이어(custody layer)’라 불리는 위성 군집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는 미사일을 탐지하고 궤적을 추적해 미국으로 향하는지 판단하는 역할이다. 이 부분의 설계·개발 비용은 60억~1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이주영 기자 123@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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