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호남서도 압승…경선 9부능선 넘어

2025-04-26 18:05:21 게재

26일 호남서 88.69% 획득 … 순회경선 누적 89%

27일 수도권 경선·국민참여단 투표 ‘대세론’ 확인

호남권 권리당원 절반만 투표 … “원팀으로 가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호남권 지역순회 경선에서 88.69%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27일 수도권 경선만 남겨둔 가운데 이 후보 누적득표율은 89.04%로 사실상 경선 9부능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가 충청·영남에 이어 호남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확인했지만 민주당 아성이라는 호남권 당원 투표율이 53.67%에 머무른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연설하는 이재명 후보

연설하는 이재명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7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이 후보가 득표율 88.69%로 1위를 기록했고, 김동연 후보가 7.41%로 2위, 김동연 후보가 3.90%로 3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

이 후보는 충청·영남·호남 당원 누적득표율에서 89.04%를 기록해 대세론을 재확인했다. 김동연 후보는 6.54%로 2위를 기록했다. 영남권에서 2위에 올랐던 김경수 후보는 4.42%로 3위로 밀렸다.

이재명 후보는 호남이 민주당의 중심지인 점을 강조하며 “호남이 이재명을 선택해 4번째 민주정부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70년 민주당 역사에서 위대한 호남은 언제나 때로는 포근한 어머니처럼, 때로는 회초리를 든 엄한 선생님처럼 민주당을 민주당답게 만들어 왔다”며 “굴곡진 역사의 구비마다 대한민국이 나아갈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길을 제시해 준 것도 호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호남이 김대중을 키웠기에 평화적 정권교체와 IMF 국난극복이 가능했고, 노무현을 선택했기에 반칙·특권 없는 세상이 열렸고, 호남이 선택한 문재인이 있었기에 촛불혁명을 계승하고 한반도 평화의 새 지평으로 나아갔다”고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을 모두 언급했다.

이어 “위기 극복과 국민 통합, 민주주의와 평화, 국민 삶을 더 치열하게 국민 삶을 바꾸라는 개혁 명령이 바로 호남 정신”이라며 “이번에는 호남이 이재명을 선택해 네 번째 민주정부를 한번 만들어 달라”고 외쳤다.

호남권 경선서 단합 강조한 세 후보

호남권 경선서 단합 강조한 세 후보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6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원팀 정신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또 김경수·김동연 후보와의 단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경수, 김동연 후보의 호남권 지역 공약을 언급하며 “적극 동의, 깊이 공감한다”고 했다. 김경수 후보도 “이재명·김동연 후보와 함께 단순한 승리가 아닌 압도적 승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고, 김동연 후보도 “이 순간부터 ‘친명’이니 ‘비명’이니, ‘수박’이니 하는 분열과 배제의 언어와 결별하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호남권 당원 투표율은 53%대에 머물러 지난 2021년 20대 대선 호남권 경선 투표율(광주·전남 56%, 전북 53%)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민주당은 이번 경선에서 충청권과 영남권 경선 투표율이 이전 경선보다 10%대 가까이 상승하자 “정권교체에 대한 당원의 열망이 모아진 결과”라며 반겼다. 그러나 당의 본산이라 부르는 호남에서 절반을 겨우 넘긴 투표율을 보이자 “어대명이라는 대세론이 확산되면서 당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후보측 핵심관계자는 “선거기간도 짧은 상황에서 대세론을 부추기는 선거전략이 투표율 제고에는 독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후보캠프 관계자는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는 경선에서 90%를 얻는 것보다 민주당이 잘 할 수 있다는 신뢰는 주는 것이 핵심”이라며 “대세론보다는 ‘원팀’ 전략이 더 필요한 시점 아니냐”라고 말했다. 전북에서 온 한 당원은 “압도적 정권교체를 말로만 외치지 말고 당원과 지지층 사이에 퍼져있는 ‘어차피 승부는 정해진 것’이라는 안일한 인식을 걷어낼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이명환·방국진 기자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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