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금융이해력 62.6점…전체 평균에 미달

2025-04-29 13:00:03 게재

70대 다음으로 낮아, 재무점검·재무목표 점수 급락

2년 전 대비 전체 평균 낮아져, 맞춤형 교육 필요

20대 청년층의 금융이해력이 전체 연령대에서 70대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다. 2년 전 60~70대 보다는 높았지만 이제는 60대 보다 금융이해력이 뒤처졌다.

부동산과 가상자산, 미국 증시 등에 뛰어드는 20대들이 크게 늘고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과 빚투(빚내서 투자)로 20대의 부채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금융이해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밝힌 ‘2024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은 65.7점으로 2022년 조사(66.5점) 대비 0.8점 하락했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68.4점으로 가장 높고 50대(67.9점) 30대(67.7점), 60대(64.7점), 20대(62.6점), 70대(59.3점)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노후준비와 자산운용에 관심이 많은 50~60대와 고소득층의 점수는 상승한 반면, 청년층 및 노령층, 저소득층의 점수는 하락하며 계층별 격차가 확대됐다”고 밝혔다.

20대 점수는 2년 전(65.8점)과 비교해 3.2점 하락하면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저소득층(연소득 3000만원 미만)은 63.2점에서 59.7점으로 3.5점 하락했다. 고졸 미만은 59점으로 고졸(64.5점), 대졸 이상(68점)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20대 청년층의 경우 평소 재무상황 점검(33.2점)과 장기 재무목표 설정(36.1점) 점수가 2022년 각각 55.8점, 48.0점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융지식은 73.3점으로 평균(73.6점)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금융행위(59.5점)와 금융태도(50.8점)는 각각 평균인 64.7점, 53.7점 보다 낮았다.

금융태도는 ‘저축보다 소비 선호’, ‘미래보다 현재 선호’, 돈은 쓰기 위해 존재‘ 등의 항목으로 조사됐다. 동의할수록 점수가 낮게 산정된다.

전체적으로 금융이해력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금감원과 한은은 ‘인플레이션이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해도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항목 점수가 직전 조사인 2022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금융이해력 점수는 66.7점으로 상승(1.0점)하며 2022년 대비 0.2점 상승했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해당 점수가 물가상승률이 높았던 2022년 큰 폭 상승했다가 이번 조사에서 예년 수준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일반인들의 인플레이션 관심도 하락이 조사 결과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산하 금융교육국제네트워크(INFE)의 국제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과 2023년 주요국의 해당 점수도 상당 폭 상승했고, 이러한 배경에는 당시 높은 물가상승률과 이에 따른 생활비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평가됐다.

재무 점검과 계획은 전체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행위 항목 가운데 평소 재무상황(43.4점), 장기 재무목표 설정(42.5점) 점수가 낮아 2022년(각각 55.7점, 48.0점) 대비 하락했다.

장기 재무목표가 있는 성인의 경우, 가장 중요한 재무목표는 주택구입(25.8%), 자산 증식(19.9%), 결혼 자금(13.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과 한은은 “금융행위 부문에서 재무관리 활동이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관련 부분에 대한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금융태도 점수는 다소 상승했으나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 어렸을 때부터 금융교육을 실시해 금융태도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과 한은은 금융행위 부문에 대해 청년층 대상 1대1 재무상담 실시 및 ‘e-금융교육센터’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합리적 재무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금융교육 콘텐츠 제공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태도 개선을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조기 금융교육을 통한 금융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1사1교 금융교육 내실화, ‘금융과 경제생활’ 교과목의 안착을 위한 홍보 및 지원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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