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대위 30일 발족 … 보수-진보 섞인 ‘용광로’ 구상

2025-04-29 13:00:11 게재

윤여준·박용진 등 참여 … “압도적 정권탈환” 밑자락

‘55% 득표’ 목표, 정권교체 연대·권역별 선대위 구상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를 30일 발족한다.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통합형 인선과 헌정실서 회복을 위한 연대를 기본 구상으로 내놨다. 이른바 ‘용광로 선대위’를 통해 6.3 대선에서 55% 이상의 득표로 ‘압도적 정권교체’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 CEO와 대화하는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곽노정 SK하이닉스 CEO가 28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 열린 AI 메모리반도체 기업간담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3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21대 대통령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연다고 밝혔다. 선대위는 민주당 지도부와 이 후보 경선캠프 주요 인사와 함께 윤여준 장관, 박용진 전 의원 등 보수·진보를 아우르는 통합형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9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확인한 이 후보의 대세론을 본선까지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보수의 책사’로 불린 윤여준 전 장관은 2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 후보를 돕는 이유에 대해 “현실적으로 지금 가장 유력한 후보 아니냐”면서 “당선이 될 가능성이 높은 분이니까 가능한 한 그분이 좋은 대통령이 되게 하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29일 국립 서울현충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장관께 선대위를 전체적으로 맡아달라고 부탁드렸고 다행히 응해주셨다”고 밝혔다. 민주당 안에서 대표적 비명계로 불리며 지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박용진 전 의원도 선대위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은 대선에서 보수까지 껴안는 중도확장과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역할을 함께 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가 ‘민주당의 왼쪽(진보)을 담당해 달라’고 요구에 맞춰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공천과 관련해 ‘비명횡사’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과 관련해선 “내란극복과 정권교체에 나서라는 대의에 복무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과거 악연에 묶여 미래로 가지 못하는 일은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통합과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용광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7일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연설에서 ‘국민 대통합’을 강조하며 “최대한 넓게, 친소관계 구분 없이 실력 중심으로 사람을 쓰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민주당 지지층은 90% 가까운 지지율로 이 후보를 위기극복과 국민통합 적임자로 선택했다”면서 “국민 다수의 신뢰와 동의를 구하는 일에 도움이 되느냐를 중심으로 선대위가 구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에서는 경선 결과나 국민의힘 등의 상황 등 객관적 전력을 고려하면 대선에서 55% 수준의 지지를 얻는 ‘압도적 승리’를 점치기도 한다. 민주당은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김경수 전 지사와 김부겸 전 총리, 김두관 전 의원 등의 선대위 합류를 검토하고, 당 최고위원 및 중진급 인사들에 광역시도별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길 방침이다. 권역별 책임자를 두고 지역구 투표율과 득표율을 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한편으론 선대위 차원에서부터 정권교체 열망을 다음 정권의 국정동력으로 끌고가기 위한 준비를 담아야 한다는 계산도 담겨 있다. 선대위에 합류하기로 한 윤여준 전 장관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의 최우선은 경제라고 생각한다. 안보 등도 중요하겠지만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정부가) 해결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재명 후보가 경제 쪽에도 전문성이 있고 문외한은 아니니 그런 점에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가 전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에 대해서도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인정하면 되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긍정적인 통합의 행보로 평가했다.

민주당은 지난 탄핵국면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을 영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이념과 정파를 떠나 젊은 정치인이 정치적 신념을 이유로 위기에 처한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본인의 선택이 중요한 시점 아니냐”고 말했다. 과거 2017년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 바른미래당 등 탄핵연대에 동참한 세력과 함께 하지 못한 전례에 대한 평가의 의미도 담겨 있다. 민주당 선대위 출범 후 조국혁신당 등과 공동선대위를 구성해 대선을 함께 치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28일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요청한다면 함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온 힘을 다해 뛰겠다”고 밝혔다.

물론 ‘통합형 선대위’가 외형적인 선언을 넘어 실질적인 조화를 이룰지는 미지수다. 구색맞추기식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올 경우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진 전 의원은 29일 SBS 인터뷰에서 “선대위의 구성에서 비명계의 목소리나 역할이 있을지 이것도 봐야 될 문제”라며 “정치는 생물이라 국민의 신뢰가 없으면 입법권, 행정권을 다 쥐고 있다고 한들 하루아침에 무너진다”고 말했다.

이명환 박준규 김형선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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