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세권도 실패, 팔리지 않는 땅
사업성 없는 부동산PF 추진, 공적자금만 투입
의료관광으로 아시아 각국에서 찾아오는 서울 강남 신사역. 인근에는 가로수길이 있어 ‘젊음의 거리’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가로수길 주변 건물에 공실이 증가하고 유동인구가 줄면서 개발사업이 멈춰섰다. 28일 신사역 3번 출구 앞에는 강남 부동산 불황을 단적으로 드러낸 공터가 남아있었다.
이곳은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들던 2023년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을 끌어들이지 못했다. 땅값을 치르기 위해 빌린 브릿지론을 갚지 못하자 공매를 결정했지만 8회차까지 유찰되면서 새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16번지 외 7필지(2976㎡)인 이 땅은 지난해 10월 1차 공매에서 3129억원에 입찰을 붙였다. 올 1월 8회차까지 진행된 공매는 가격이 225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유찰됐다.
이 사업장 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측은 “8회차 최저입찰금액보다 높은 가격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현재 개별 협의를 진행 중이다”고 밝혔지만, 실제 매각 성사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아울렛 ‘W몰’도 지난해 공매에서 최초 감정가인 2602억원 대비 66.17% 감소한 880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처럼 사업성 분석없이 추진했던 PF사업에는 결국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부동산PF 대출 대환보증 신설, 건설사 보증대출 지원금 확대 등으로 공적자금 25조원을 투입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