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국힘 2강’…3차 경선→한덕수→이준석→이재명
오늘 ‘2강’ 압축 예상 … 3차 경선 이겨야 국힘 후보
한덕수·이준석과 ‘후보 단일화’ 요구 피하기 어려워
빅 텐트 성공해도 본선서 ‘대세’ 이재명 꺾어야 집권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29일 오후 ‘2강’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2차 경선을 통해 어렵게 ‘2강’에 오른 주자들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관측이다. 우선 3차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후보가 된다고 해도 이재명 민주당 후보처럼 본선만 준비하면 되는 게 아니다. 다시 한덕수·이준석과의 단일화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장벽을 넘은 뒤에도 ‘대세론’에 올라탄 이재명 후보를 꺾어야 집권에 성공한다. 국민의힘 주자는 역대 가장 난이도 높은 ‘대권 시험’을 치른다는 평가다.

29일 국민의힘은 2차 경선 결과를 발표한다. 당원 50%+여론조사 50%(국민의힘 지지층·무당층)로 치러지는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된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문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2강’으로 압축돼 실시되는 3차 경선은 내달 3일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3차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다고 해서 이재명 후보처럼 본선만 준비하면 되는 게 아니다.
내달 3일 선출될 국민의힘 후보는 곧바로 범보수를 아우르는 빅 텐트 구성에 나서야 될 운명이다. ‘탄핵 대선’인 탓에 대선 판세가 범보수 진영에 불리하자, 곳곳에서 “빅 텐트를 성사시켜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주문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이회창 대세론’에 밀리자, 당내에서 단일화 요구를 쏟아냈고, 노 후보가 이를 수용해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와의 단일화 경선에 임했다.
우선 국민의힘 후보는 내달 초 출마 선언이 예상되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될 운명이다. 국민의힘 후보로선 10% 지지(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24~25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얻고 있는 한 대행과 손잡아야 보수 분열이란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다. 내달 11일 대선 후보 등록 마감 전까지는 한 대행과의 단일화 논의를 마쳐야 한다. 그때까지 경선을 끝내야 한 대행이 만약 단일화 경선에서 이길 경우 한 대행을 국민의힘 후보로 등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경선은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전례를 따라 방송토론을 거쳐 여론조사를 통해 승패를 가를 가능성이 높다. 당시 단일화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에 합의한 지 불과 8일 만에 결론을 냈다.
국민의힘 후보가 한 대행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이긴다고 해도 본선까지는 또 하나의 장벽을 넘어야할 상황이다. 두 번째 장벽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다. 이 후보는 앞서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이 3자 가상대결(국민의힘 경선주자-이재명 후보-이준석 후보)을 붙이자, 6~8%를 기록했다. 한 표가 아쉬운 국민의힘 후보로선 구 여권 출신인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외면하기 어려운 처지인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한덕수·이준석 양대 산맥을 가까스로 넘는다고 해도 본선에서 ‘대세론’에 올라탄 이재명 후보를 꺾어야 최종 승자가 된다. 국민의힘 후보는 3차 경선→한덕수와의 단일화→이준석과의 단일화→이재명과의 본선 승리를 거쳐야 대통령에 오를 수 있는 것이다.
구 여권 인사는 27일 “국민의힘 경선주자는 역대 가장 어려운 대권 시험을 치르고 있다”며 “국민의힘 경선주자가 대선 본선까지 남아있을지도 확신하기 어려울 만큼 매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게 사실”이라고 촌평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