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 물가 4.1% 급등
김치 20.7%·커피 8.0%
돼지고기 6.8% 뛰어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1% 올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에 이어 5개월 째 2%대를 웃돌고 있다.
특히 서민생활과 직결된 식품과 외식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고환율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 물가가 4.1% 올라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장바구니 물가’인 생활물가지수도 2.4% 올라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김치는 20% 넘게 올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2.1%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식품 물가 상승폭이 더 컸다. 특히 식품 84개 품목의 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3.3% 올랐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6.8%), 국산쇠고기(4.2%), 수입쇠고기(5.4%) 물가가 크게 뛰었다.
가공식품 물가도 4.1% 오르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김치가 20.7% 급등했고 빵 6.4%, 커피는 8.0% 올랐다. 서비스 물가가 2.4% 오른 가운데 외식 물가는 3.2% 뛰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수산물과 축산물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1.5% 올랐다.
축산물은 도축 마리수 감소, 수입 돼지고기 상승 영향으로 4.8% 올랐다. 2022년 7월(6.1%) 이후 33개월만에 최대 폭이다. 수산물은 어획량 감소 등 여파로 6.4% 상승했다. 2023년 3월(7.4%)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그나마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유지하면서 전체 물가상승률을 2%대로 묶었다. 석유류는 전년보다 1.7% 하락하면서 물가를 0.07%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휘발유(-2.4%)와 경유(-2.9%) 등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이런 추세는 작년 11월에 각각 3.4%, 10.4%씩 하락한 이후 5개월 만이다.
농산물값 안정세도 역할을 했다. 농산물은 작년 과일과 채소 가격이 높았던 기저효과로 지난달에는 1.5% 하락했다. 사과(-5.7%)와 참외(-16.5%), 파(-20.8%) 등 가격 하락폭이 특히 컸다.
계절 및 기상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132.63(2020=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 하락했다. 이 중 신선어개는 5.7% 상승했지만 신선채소는 1.9%, 신선과실은 5.5% 각각 하락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심의관은 “환율은 상승했지만 두바이유가 전년 동월보다 23.5% 하락해 석유류가 하락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큰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이른바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2.4% 올랐다.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는 작년 3월(2.4%) 이후 13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OECD 방식의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1% 상승했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4%로 집계됐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