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하던 고추·배추 심기 기계화

2025-05-08 13:00:03 게재

밭농업 기계화율 67%인데 고추 정식 작업은 ‘0%’ … 농촌진흥청 휴립피복기 개발

밭농사 중 일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작물 중 하나인 고추와 배추의 심기 작업에도 기계화가 가능해진다. 특히 밭작물 재배는 파종과 아주심기(정식), 수확의 기계화율이 다른 공정보다 낮아 이 작업의 자동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기계작업 도입은 밭작물 생산에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은 밭농업 기계화율이 낮은 원인 중 하나인 아주심기(정식)의 기계화율을 높이기 위해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와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이 2024년 마늘 수확 기계화 재배모델 현장 시연회를 하고 있다. 사진 농촌진흥청 제공

밭작물 재배는 경운·정지, 파종·아주심기, 비닐 피복, 방제, 수확 등의 작업으로 이뤄진다. 이 중에서 파종·아주심기, 수확의 기계화율은 다른 작업 공정보다 낮은 편이다. 밭농업 기계화율은 67.0%로 이중 경운·정지는 100%지만 파종·정식은 18.2%, 수확은 42.9%에 불과했다. 아주심기는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고 특히 노동 강도가 높다. 특히 고추와 배추의 아주심기 기계화율은 0%에 가깝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육묘산업과 연계한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와 아주심기 전후 작업을 하나의 기계로 할 수 있는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를 개발했다.

고추·배추 겸용 정식기는 연약한 육묘를 다치지 않게 육묘판에서 뽑아 심는 농기계다. 기어만 바꾸면 고추에서 배추로, 배추에서 고추로 작물 전환이 가능해 연중 작업기 활용 일수가 2~3배 늘어난다.

기존에는 아주심기 전 두둑을 성형하고 점적호스를 설치한 후 비닐을 씌웠다. 아주심기 후에도 작물을 심었던 구덩이를 되메우는 작업을 해야 했다. 이번에 개발한 흙올림식 휴립피복기로는 이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휴립피복기가 아주심기 전 작업으로 흙을 두둑 위에 올려놓으면 정식기가 아주심기를 하며 지나가면서 자동으로 구덩이가 되메워진다.

기계를 이용한 아주심기를 할 때는 여기에 맞는 육묘 생산기술도 필요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민간 우수 육묘장과 협업해 모종 길이, 잎의 퍼짐, 뿌리 발달 등을 조절하는 등 정식기 이용에 적합한 육묘 생산기술도 개발했다.

이와 함께 국내 육묘산업과 연계한 기계 정식용 육묘판도 개발했다. 농촌진흥청은 이들 기술을 정식기와 함께 확대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4월 28일에는 산불피해 지역 중 하나인 경북 의성을 찾아 정식기를 이용해 고추 아주심기를 지원하기도 했다.

조용빈 농촌진흥청 농업공학부장은 “날로 심각해지는 농촌 노동력 부족 문제로 그 어느 때보다 밭농업 기계화가 절실하다”며 “앞으로 밭농업의 기계화는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뿐만 아니라 농가 소득을 증대해 우리 농업·농촌의 지속 가능성을 한층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김성배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