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한수원과 원전계약 ‘사전승인’
총리 “법원 계약 허가시 모든 업무 완료 희망” … 체코전력은 계약중지 취소 소송
체코정부가 자국 법원의 제동에도 체코전력공사(CEZ)와 한국수력원자력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계약을 사전 승인했다.
본안 판결까지 신규원전 건설계약 서명을 할 수 없다는 현지 지방법원 가처분 결정이 취소되는 즉시 신속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사전승인 조치를 한 것이다.

8일 체코정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페트르 피알라 체코총리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 원자력 에너지 협력 등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나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가능한 시점’에 체코전력공사가 원전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승인했다.
피알라 총리는 “한수원의 제안은 모든 면에서 최고여서 공급업체로 선정됐다”며 “오늘 우리는 한수원과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피알라 총리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과 그에 따른 계약 연기는 존중하지만 법원이 계약체결을 다시 허가하는 즉시 모든 관련 업무를 완료하고 싶다면서 “단 하루도 지연되지 않도록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다니엘 베네쉬 체코전력공사 사장은 7일(이하 현지시간) 프라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하지만 필요한 대응을 할 것”이라며 “(상급 법원에) 가처분을 기각해달라는 신청을 하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안이 중대한 만큼 법원의 신속 처리를 기대한다”며 “최고행정법원은 저희 손을 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네쉬 사장은 “신규 원전 사업의 목표는 체코 전력 공급 안보를 확보하는 것으로,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투명하게 객관적으로 입찰서를 평가한 결과 가격과 공기 준수 보증 등 모든 면에서 한수원이 가장 우수했다”고 강조했다.
체코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가격 조건도 언급했다. 체코전력이 비교한 해외신규원전 전력가격에 따르면 프랑스전력공사가 영국에서 건설 중인 단가는 메가와트당 149유로 수준이다. 미국 웨스팅 하우스는 110~135유로 사이다. 프랑스전력공사가 프랑스에서 진행 중인 신규 원전 건설은 100유로 정도로 협상 중이다.
자보드스키 CEO는 “우리는 메가와트당 90유로 이하로 공급 받기로 했다”며 “메가와트당 10유로 정도 가격 차이가 나면 원전의 전체 출력을 감안할 때 1년에 수백만 수천만 유로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기간을 지키는 것도 보장받아야 하지만 프랑스전력공사는 핀란드에서 14년 지연되면서 예산도 세 배 초과됐다. 13년 지연되면서 공사비가 세 배 늘고, 5년 지연되면서 예산이 두 배 늘어난 사례 등도 제시됐다.
한수원 제안대로하면 원전 2기 건설 가격은 약 25조4000억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은 서명식을 불과 하루 앞둔 6일 두코바니 원전 2기 건설사업 입찰경쟁에서 탈락한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제기한 행정 소송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인 EDU II 간 최종 계약 서명을 금지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프라하(체코) = 산업부 공동취재단
정연근 이재호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