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과 점점 더 멀어지는 에어인천
지분율 1%→0.3%→?
통합 사무실도 서울에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천에 연고를 둔 에어인천이 인천시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에어인천의 유상증자로 인천시의 지분율은 계속 감소하고 있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 통합 후 사용할 합동사무실도 인천이 아닌 김포공항이 있는 서울 강서구 마곡에 둥지를 틀기로 했다.

9일 에어인천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에어인천은 지난 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발행 주식 총수를 1000만주에서 2억주로 개정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의결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앞두고 자본 확충을 위해 내린 결정이다. 문제는 에어인천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하면 인천시의 지분율이 심각하게 낮아진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2012년 화물전용 항공사인 에어인천 설립 당시 지분 1%를 기부채납 형태로 확보했다. 당시 자본금 50억원 가운데 5000만원을 주식으로 기부받은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인천시는 당시 회사 설립부터 항공물류 정책 수립에 이르기까지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에어인천은 2023년 한차례 유상증자를 했고, 이 때문에 1%였던 인천시 지분은 0.3%로 낮아졌다. 여기에 임시주총에서 의결한 유상증자가 추가로 이뤄지면 지분율은 0.015%로 낮아진다.
지역에 연고를 둔 항공사가 있는 지자체들은 대부분 일정 수준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고, 부산시는 에어부산 지분 2.91%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시의 경우 부산은행 등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 지분까지 합치면 보유 지분이 16.11%에 이른다.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이후 진에어가 에어부산을 흡수하기로 한 데 대해 부산시가 반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에어부산을 지역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얘기다.
에어인천은 또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후 사용할 통합사무실도 인천이 아닌 김포공항 인근 서울 강서구로 정했다. 7월 통합에 앞서 강서구 업무·상업 복합단지 원그로브에 통합사무실을 마련했고, 오는 19일 입주를 앞두고 있다. 주 업무공간이 인천 밖에 조성되면서 인천과의 연결고리는 더 약해지게 됐다.
에어인천은 현재 경영상 중요한 시기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소시어스에비에이션이 80%의 지분을 보유 중인데,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를 앞두고 대규모 증자도 준비 중이다. 또한 현대글로비스에 더해 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현대차증권 등 현대차그룹 3개 계열사도 출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천시도 이 같은 상황을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우선 대규모 증자로 인한 소액주주 권리 축소를 우려해 법률 자문을 구하는 중이다.
인천시 항공과 관계자는 “항공운수권이 정부가 배당하는 공공재라는 측면에서 에어인천의 공익적 기능 확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천시의 지분 가치를 지키려는 노력도 이 같은 대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