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성희롱 발언 논란

2025-05-13 13:00:03 게재

직원 내부 게시판에 폭로

국민의힘 당무감사 지시

경기도의회 한 상임위원장이 소속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의회의 수치이자 모욕”이라며 해당 상임위원장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당무감사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12일 경기도 익명 게시판 ‘와글와글’에 올라온 ‘성희롱’ 제목의 글. 해당글 갈무리.

12일 경기도의회 등에 따르면 경기도 직원 전용 익명 커뮤니티 ‘와글와글’에 ‘비례대표가 위원장인 상임위원회에서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A씨가 상임위원장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A씨는 “9일 오후 6시 퇴근시간 정도에 상임위원장이 저녁을 먹자며 약속이 있냐고 묻길래 친구를 보기로 해 밤에 이태원에 간다고 했더니 ‘남자랑 가, 여자랑 가?’라고 물어봤다”며 “남자도 있고 여자도 있다고 하자 상임위원장이 ‘쓰○○이나 스○○하는거야? 결혼 안 했으니 스○○은 아닐테고’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A씨는 대화 당시 소속 상임위 팀장, 주무관 등 다른 직원들도 함께 있었다고 덧붙였다.

경기도의회 13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비례대표 의원이 위원장인 상임위는 운영위원회가 유일해 문제의 발언 당사자로 국민의힘 소속 양우식 운영위원장이 지목되고 있다. 양 위원장은 이날 휴대전화를 끄고 언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경기도의회 사무처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도의원이라 사무처 차원에서 직접 조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단 피해 당사자에게 가해자와 분리 등 절차를 안내하고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되자 도의회 민주당은 성명을 내 “국민의힘 소속 모 상임위원장이 직원에게 한 발언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라며 “도의회의 수치이자 모욕”이라고 해당 의원의 사과와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실 명의의 공지를 통해 “권성동 비상대책위원장 권한대행은 충격적인 성희롱 발언 논란과 관련해 당무감사위원회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도록 지침을 내렸고 조사결과에 따라 엄정한 징계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청 공무원노조는 성명을 내 “도민을 대표하는 도의원이 상식 이하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공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 경찰 수사의뢰 등을 해당의원과 도의회에 요구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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