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준석 득표력’ 경계…과반 득표 전략 변수 되나

2025-05-13 13:00:15 게재

3자구도 지속시 중도·보수층 ‘이준석 주목’ 가능성도

토론 상대로 부담…“이재명 때리며 보수 자리 노릴 것”

이준석 “이재명과 승부”…“정당 조직력 한계” 반박도

단순 승리를 넘어선 ‘압승 전략’을 펴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변수가 될 수 있을까.

이준석 후보가 보수 진영 단일화를 거부하고 3자구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 득표율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정치공학 상으론 이준석 후보가 선전할수록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표를 갉아먹을 가능성이 높지만, 이준석 후보가 독자적 지지세를 갖고 있고 일종의 ‘바람’ 효과까지 누릴 경우 이재명 후보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 찍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이재명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선 단순히 이기는 게 아니라 압도적 승리를 하는 게 목표”라면서 “만약 이준석 후보가 끝까지 가서 3자구도가 지속될지, 그리고 얼마나 득표력을 가질지가 중요 변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역대 대선에서도 제3의 후보가 거대 양당 후보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보였던 경우는 종종 있었다. 다자구도로 치러졌던 19대 대선에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1.41%,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6.76%,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6.17%를 득표하기도 했다. 이 때 승리한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41.08% 득표에 그쳤다. 안 후보가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고루 표를 가져온 데다 심 후보가 진보 진영에서 표를 잠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준석 후보가 완주할 경우, 특히 2030 남성 등의 지지세를 바탕으로 두자릿수 이상의 득표에 성공할 경우엔 김문수 후보뿐 아니라 이재명 후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지점이다.

이재명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이준석 후보는 차차기 보수 주자로 인식되기 위해서라도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공격적으로 맞붙지 않겠냐”면서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 토론 상대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선 이준석 후보 선대위도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후보든, 김문수 후보든 토론회에서 맞붙을 경우 자신의 존재감을 선명하게 부각시킬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크다. 토론 내용에 따라 ‘바람’이 불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이준석 후보는 1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80년을 이어온 이 거대하고 부패한 양당 정치 체제에 균열을 내고 대한민국 정치에 새 출발을 가능하게 할 정당은 개혁신당뿐”이라며 “이번 대선은 개혁신당과 더불어민주당의 한판 승부처가 될 것이고 이준석과 이재명의 일대일 대결장이 될 것”이라고 선포하기도 했다.

다만 다른 전망도 있다. 과거에 이준석 후보를 도왔던 한 인사는 “이재명 후보측의 우려는 당연히 있을 수 있겠지만 바람까지 일려면 1대1 토론으로 붙어야 하고 그래야 이준석 후보의 장점이 빛날 수 있다”면서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공격할 경우 뭉뚱거리거나 김문수 후보 쪽으로 넘기거나 하는 식으로 ‘상대 안해주기’ 전법을 구사할 텐데 이 경우엔 이준석 후보 입장에서 답답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인사는 또 “레거시 정당의 조직력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국민의힘도 곧 전열을 정비해서 나서면 이준석 후보의 득표력이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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