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손의료보험 적자 1조6천억원 넘어서
병·의원 비급여 쏠림 현상
한방병원·한의원도 증가세
금감원 “실손 개혁 진행중”
지난해 실손보험 관련 1조6200억원 적자가 발생했다. 적자폭은 전년(2023년)보다 3500억원 감소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2024년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실손보험은 보험가입자가 지불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받는 보험상품이다. 국민건강보험을 보조하는 수단으로 지난해 가입계약은 생명보험사 598만건, 손해보험사 2998만건 등 모두 3596만건에 달한다.
실손보험은 자기 부담이 낮지만 일부 의료계가 과잉 의료이용을 유발하는 등 도덕적 해이 문제가 지속돼 왔다. 그동안 정부가 보험사기로 규정해 엄정 대응을 하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적은 보험료를 내고 많은 보험금을 타내는 게 일반화됐다. 실손보험의 2024년 경과손해율은 99.3%다. 발생한 손해액을 전체 보험료 수익으로 나눈 것으로 전년 경과손해율 103.4%보다 다소 줄어들었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사업비를 제외하고 경과손해율 80~85% 이상을 유지해야 손익분기를 맞춘다. 이를 넘어서면 모두가 적자로 전환된다.
지난해에도 비급여 보장에 대한 문제가 이어졌다. 지급보험금은 15조2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1% 증가했다. 이 중 본인이 부담하는 급여가 6조3000억원으로 41.6%, 나머지 비급여가 8조9000억원으로 58.4%를 기록했다. 비급여는 2022년 7조8587억원, 2023년 8조2033억원 등을 기록하며 꾸준히 늘고 있다.
주요 치료항목을 살펴보면 영양제를 비롯한 비급여주사제와 도수치료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의 보험금은 각각 2조8000억원, 2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지급보험금의 35.8%나 된다. 암치료에 들어간 실손보험금이 1조6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이 된다. 비급여주사제 보험료는 지난해 15.8% 증가했다. 근골격계질환 보험금 역시 14.0% 늘었다.
지급보험금을 살펴보면 의원(32.2%) 비중이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14.0%)의 2배가 넘었다. 비급여를 살펴보면 의원급 비중이 37.5%로 상급종합병원 비중(9.0%) 4배 이상이다. 비급여 중 의원과 병원 비중은 66.1%로 종합병원과 상급병원 비중은 21.3%에 불과했다.한방병원(5939억원)과 한의원(1511억원) 지급 보험금도 각각 16.1%, 28.6%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한방첩약 급여 인정범위가 늘어난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병·의원급을 중심으로 비급여 주사제·도수치료 등 특정비급여 항목으로 보험금 쏠림이 심화되고 있어 개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