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혁신기업인 열전 ⑥ 김영식 푸드코아 대표
오픈런 ‘연세우유생크림빵’…‘스웰리’로 세계시장 진출
코로나 속 흑자부도 위기 극복하려 생크림빵에 과감히 도전
2초마다 1개씩 팔려 … 2020년 이후 연매출 20% 증가세
신의와 기술력이 성장비결 … 자체브랜드로 수출 본격화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세계는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에 고환율, 수출경쟁력까지 떨어지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의 성장은 기업인들의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혁신기업인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얼굴이 없다. OEM(주문자상표생산)으로 대기업에 공급만 해서다. 실력은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제과빵이 아닌 공장빵으로 일을 냈다. 품절대란을 불렀다. MZ세대들이 ‘오픈런’(개점 전부터 대기)하는 진풍경을 만들었다. SNS에서 이른바 ‘반갈샷’(제품을 반으로 갈라 속에 있는 내용물을 인증하는 사진) 열풍을 일으켰다.
세계시장에 얼굴을 드러냈다. 자체브랜드 ‘스웰리’(Swelly)로 수출을 하면서다. 해외를 본격 공략하며 ‘제2 도약’을 시작했다.
편의점 CU의 메가 히트상품 ‘연세우유생크림빵’을 만든 푸드코아(대표 김영식) 이야기다.

◆반갈샷 열풍 일으켜 = 푸드코아는 2004년 설립된 식품기업이다. 주요 생산품은 빵 햄버거 샌드위치 쿠키 등 편의점 간편식품이다. 항공사 기내식, 군부대 식단, 전국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CU(당시 훼미리마트)에 빵과 햄버거를 공급하며 시장에 빠르게 진입했다. 2007년 국내 편의점 최초 봉지형 햄버거 ‘빅 불고기 버거’를 출시해 편스토랑(편의점+레스토랑)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출시한 ‘연세우유생크림빵’이 대박을 쳤다. 풍부한 생크림과 부드러운 식감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2025년 4월 기준 누적판매량은 7700만개를 돌파했다. 현재도 2초에 1개씩 팔리고 있다.
연세우유생크림빵의 성공으로 2020년 이후 연평균 20%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983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모회사인 조이푸드와 연결매출은 1344억원이다. 10년전인 2015년 매출(492억원)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 8일 경기도 안성공장에서 만난 김영식 대표는 성장비결로 신의와 기술력을 꼽았다.
10명으로 구성된 기업부설연구소는 푸드코아 기술력의 핵심이다. △계란 대체제 B-MIX 특허등록 △크림 주입장치와 크림빵 제조법 관련 특허출원 등 신기술 개발과 양산화는 연구소에서 일궈냈다.
김 대표는 “기업부설연구소의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과 해외연수를 비롯해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 도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기술력으로 회사를 위기에서 구했다. 바로 ‘연세우유생크림빵’ 개발이다.
푸드코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달간 공장가동을 멈춰야 했다. 현금흐름이 막히면서 흑자부도 위기에 처했다. 김 대표는 위기극복에 골몰했다. ‘속이 꽉찬 크림빵’ 아이디어를 꺼냈다. 빵에 크림을 주입하는 일은 어려웠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성공했다.
이 빵은 전체의 80% 이상이 크림이다. 푸드코아는 ‘다방향 크림 주입기술’을 개발한 덕이다. 촉촉함(수분유지 효과)도 17.1% 개선했다. 기존 크림빵의 문제점을 일거에 해소한 것이다.
“2015년부터 베이커리전문점 수준의 고품질 빵을 만들고 싶었다.” 김 대표는 연구소 기술진과 함께 7년만에 꿈을 이룬 셈이다.
그는 “일반적으로 편의점 제품은 3개월이면 인기가 사라진다. 반면 연세우유생크림빵은 3년 가까이 꾸준이 팔리고 있다”면서 “이제 이성당 성심당처럼 푸드코어는 크림빵의 성지가 된 것 같다”며 웃었다.
◆빵의 본고장 프랑스서 손짓 = 정직과 신뢰는 회사성장의 한축이다.
푸드코아는 연세우유생크림빵을 편의점 부분에서는 CU에만 공급한다. 사업초기에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다. CU도 연세우유와 연결해 주며 크림빵 성공을 뒷받침했다.
특히 정직은 안전시스템에서 확인된다. 원재료 생산부터 소비자가 섭취하기까지 위해요소가 식품에 혼입되거나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위생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장인증과 국내 해썹(HACCP)인증보다 기준이 높은 FSSC22000 국제인증 취득에서도 확인된다. 할랄(HALAL) 인증도 진행하고 있다.
푸드코아는 세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연세우유생크림빵을 자체브랜드 ‘스웰리’(Swelly)로 새단장한 이유다. 지난해부터 첫 수출은 미국 호주 독일 홍콩 몽골 등에서 1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도 좋은 반응을 보이며 올해 유럽 공략에도 나선다. 올해 수출목표는 250억원이다. 김 대표는 “최소 100억원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출을 위해 안성공장에 약 80억원을 투자해 배합에서부터 크림주입, 급속냉동 등을 자동화했다. 올해 10월 가동 예정인 신설 공정은 하루평균 3개 컨테이너의 수출 물량을 생산할 수 있다.
사회적책임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역사회 소외계층과 복지시설에 물품과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역 근로자 채용을 확대하고 지역농가 재료를 공급받는 등 지역과 상생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젊은시절 일본 담배회사 영업맨으로 일했다. 이곳에서 신뢰경영과 인재경영을 배웠다. 사무실이나 공장 곳곳에 혁신경영 관련 표어를 부착한 배경이다.
“한 때는 국민건강을 해치는 일을 했는데 이제는 식품으로 국민건강에 도움주고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김영식 대표가 이끄는 푸트코아의 세계시장 진출이 기대된다.
안성=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